콧대 높은 중국 '황제주'…투자 하려면 최소 중형차 한대값

머니투데이 임동욱 기자 2020.07.07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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콧대 높은 중국 '황제주'…투자 하려면 최소 중형차 한대값


"중국 마오타이 주식이 잘 나간다고 해서 한번 사 보려고 했는데..."

연일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중국 본토 주식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중국 주식투자의 '진입장벽'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주가가 급격히 치솟으면서 투자자들이 선뜻 매수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뛴 종목들도 상당수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중국 상해주식시장에서 시가총액 1위 마오타이의 주가는 전날보다 5% 이상 급등하며 연일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전날 주당 1600위안(약 27만원)을 돌파한 마오타이는 하루만에 1700위안을 넘보며 초강세다. 지난 6일 사상 처음으로 시가총액 2조 위안(약 340조원)을 돌파한 마오타이는 불과 하루만에 시총이 1000억 위안 이상 늘어났다.

최근 마오타이는 그동안 시총 1위 자리를 굳게 지켜왔던 중국공상은행을 밀어내고 최고 자리에 올랐다.



2014년 주당 150위안 수준에 머물렀던 마오타이 주가는 최근 6년새 약 10배 올랐다. 강력한 브랜드 파워와 중국 소비자들의 높은 수요, 그리고 회사의 가격결정력 등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국내 투자자가 마오타이 주식을 사기 위해서는 규정상 최소 100주 단위로 매수 주문을 내야 한다. 만약 마오타이를 주당 1680위안에 100주 매수 주문을 낸다면 수수료 등 제비용을 제외하고 16만8000위안이 필요하다. 원화 환산(1위안=170원 가정) 시 2856만원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한 주식투자자는 "마오타이 주주가 되기 위해선 최소 약 3000만원을 쏟아부어야 한다는 계산"이라며 "개인 입장에서 주당 가격이 높은 해외종목 한곳에 투자금을 몰아넣기는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주가가 과도하게 고평가됐다는 지적도 있다. 한 중국 증시전문가는 "중국 백주회사의 시총이 세계 최대은행인 공상은행의 시총을 넘어선 것은 과도하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중국 증시에 유입된 대규모 해외자본이 최근 마오타이 같은 업종 대표주로 향하고 있다는 점에 시장은 더욱 주목하는 모습이다. 최근 시장의 풍부한 유동성은 개선된 업황을 실제 실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기업들에게 큰 호재가 될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한편, 미국 증시의 황제주로 불리는 버크셔 헤셔웨이 A주의 1주당 가격은 지난 6일 종가 기준으로 27만4050달러(약 3억2700만원)에 달했다. 한국 코스피 시장에서 주당 100만원 이상인 황제주는 LG생활건강이며, 최근 강세를 보인 엔씨소프트도 100만원 고지를 넘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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