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만 기다리는 화장품 업계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강민수 기자 2020.07.07 15:21
글자크기

중국 판매확대 가능성 남아있는 LG생활건강, 코스맥스는 주목해야

화장품 업체들이 끝이 보이지 않는 실적부진에 시름하고 있다. 코로나19(COVID-19) 여파가 생각보다 길어지고 있다. 수출비중이 높은 중국에서는 글로벌 업체들과 출혈경쟁이 벌어지고 있어 수익성 회복이 더디다. 기업들의 실적은 2분기를 저점으로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지만 상황은 지켜봐야 한다.



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화장품 업종의 2분기 합산 영업이익 추정치는 전년 동기대비 36% 감소한 3800억원으로 집계됐다. 5000억원이었던 시장 예상치를 24%가량 밑도는 성적이다.

(제주=뉴스1) 홍수영 기자 = 지난달 1일 임시휴업을 실시했던 제주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 사진은 신라면세점 제주점 입구에 있는 휴업 안내문.2020.6.1/뉴스1   (제주=뉴스1) 홍수영 기자 = 지난달 1일 임시휴업을 실시했던 제주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 사진은 신라면세점 제주점 입구에 있는 휴업 안내문.2020.6.1/뉴스1


LG생활건강 (386,500원 ▼5,500 -1.40%)의 지난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각각 3%, 11% 감소한 1조7820억원, 2680억원에 그친 것으로 추산된다. 아모레퍼시픽 (121,200원 ▼1,100 -0.90%) 역시 매출액과 영업이익 감소율이 각각 17%, 60%에 달한 것으로 보인다.



애경산업 (18,250원 ▲1,840 +11.21%), 클리오 (29,000원 ▲300 +1.05%), 한국콜마 (47,500원 ▲350 +0.74%), 연우 (14,120원 ▲130 +0.93%) 등 중소 화장품 업체 역시 2분기 역성장을 면치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코로나19로 인한 실적부진은 이미 예고된 것이었지만 예고된 상황이 생각보다 좋지 않다는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국내 화장품 업체들은 면세점 매출에 의존하는 경향이 큰데 공항 면세점은 사실상 영업이 중단됐다. 지난 6일 SM면세점은 인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 면세점을 8월말 철수한다고 밝혔다. 호텔롯데와 호텔신라 역시 면세점 임대료 부담이 계속될 경우 9월부터 인천공항 매장을 철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영업이익에서 면세점이 차지하는 비중이 50%를 넘는다. 수출시장에서도 좋지 않은 시그널이 나온다. 코로나19 발병지인 중국은 소비가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으나, 화장품 시장은 레드오션이 됐다.
코로나 백신만 기다리는 화장품 업계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로레알과 에스티로더 등 글로벌 브랜드들은 중국에서 1+1 행사 등 공격적인 마케팅과 프로모션을 집행하고 있다"며 "한국업체들 입장에서 매출은 올릴 수 있으나 수익성을 담보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되면서 수익성이 높은 색조화장품 매출이 감소하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되기 전까진 어두운 터널이 계속될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아모레퍼시픽이나 LG생활건강 등 주요 화장품 업체 주가가 3월 저점에서 크게 반등하지 못하고 있는 배경이다. 중국의 한한령(한류제한령) 해제가 거론되면서 화장품 수출이 다시 늘어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으나, 화장품 수출실적과는 큰 연관 관계가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성준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여행제한이 없어지지 않으면 화장품 섹터의 급격한 반등을 기대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시장 판매확대 가능성이 남아있는 LG생활건강과 코스맥스는 매수관점에서 접근해도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