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잇단 전략회의… 키워드는 '재무안정'

머니투데이 김지산 기자 2020.07.07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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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 잇단 전략회의… 키워드는 '재무안정'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의한 경기침체가 깊어지면서 은행을 중심으로 한 금융그룹들이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이들은 잇달아 경영전략 회의를 소집하고 재무건전성 확보 방안을 집중 점검할 계획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금융그룹들은 잇달아 핵심 경영층 회의를 열고 상황 점검과 함께 하반기 전략 수립에 나섰다.



가장 먼저 행동에 나선 곳은 우리금융이다. 손태승 회장은 지난 3일 하반기 경영전략회의를 열고 경영효율화와 그룹 확장 등을 주문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여신 관리와 재무건전성 확보가 중요해졌다”며 “내부등급법 승인으로 BIS(국제결제은행) 비율 개선 여지가 발생해 출자 여력이 확충된 만큼 외연 확장에 관심을 가지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KB금융그룹도 이달 10일 하반기 그룹 경영진 워크숍을 열고 하반기 대응 방안을 모색한다. KB금융의 경우 푸르덴셜생명보험 인수로 BIS 비율 등 재무 관리가 관심 대상으로 떠오른 상황이다.



신한금융은 하반기 CEO들과 전사 임원들이 참여하는 신한금융포럼을 이달 27일부터 29일까지 연다. 신한금융이 하반기 그룹 경영회의를 여는 건 이례적인 것으로 조용병 회장 메시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하나은행은 19일부터 21일까지 영업추진 전략회의를 갖는다. 하나금융은 경영 상황을 봐가며 대응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금융지주들이 하반기 중점 사항으로 재무안전성에 방점을 찍은 건 위기 징후가 숫자로 드러나기 시작해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분기 국내 은행의 평균 BIS 비율은 14.72%로 지난해 말 대비 0.54%p 감소했다. 위험가중자산 증가율(4.7%)이 자본 증가율(1.0%)을 큰 폭 웃돌았기 때문이다. 금융지주들 BIS 비율도 전기 대비 0.14%p 하락한 13.40%였다.

이 현상은 여신 건전성이 그만큼 나빠졌기 때문인데 3월 이후 코로나19 대출이 급증하는 바람에 BIS 비율 감소는 불가피해 보인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주요 은행들의 비용 절감 노력은 한층 강화되는 양상이다. 신한은행은 전 부서에 비용 절감 방안을 마련해 보고할 것을 요구했다. KB국민은행은 영업이익 대비 판매관리비를 뜻하는 영업이익경비율(CIR) 관리를 보다 강화하기로 했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하반기 경영전략 회의는 일상적인 것이었지만 올해는 여느 때와 분위기가 다르다”며 “여신 관리를 보다 강하게 주문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지주사 관계자는 “판관비를 줄이면 수익성이 좋아지는 데 은행은 고정비를 줄이는 데 한계가 있다”며 “디지털 금융 전환 속도를 높이는 게 인력 확충을 최대한 억제하려는 목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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