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 내려간 정의선, 최태원까지 만났다…K배터리 동맹 완성

머니투데이 우경희 기자 2020.07.07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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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왼쪽), 최태원 SK 회장이 5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제2회 한중 기업인 및 전직 정부 고위인사 대화'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왼쪽), 최태원 SK 회장이 5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제2회 한중 기업인 및 전직 정부 고위인사 대화'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정의선 배터리 노마드'의 최종장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이끄는 SK이노베이션이었다.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이 7일 SK이노베이션 서산공장을 방문해 최 회장을 만났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주)LG대표)에 이은 국내 배터리 협력 릴레이 회동의 마지막 일정이다.

정 수석부회장은 이날 오전 9시 15분께 SK이노베이션 서산공장에 도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기차를 포함한 미래모빌리티 관련 핵심 경영진 및 개발부문 고위 관계자들을 대동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SK이노베이션 공장 방문 일정을 마치고 인근 현대위아 (57,500원 ▲700 +1.23%) 서산공장과 현대파워텍, 현대파텍스 등도 직접 둘러볼 예정이다.

현대차그룹과 SK이노베이션은 그간 전기차 부문에서 긴밀하게 협력해 왔다. 기아차에서 생산되는 대부분 전기차가 SK이노베이션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다.



배터리업계는 현대차그룹 전체 배터리 수요의 50% 이상을 SK이노베이션이 공급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2021년 현대차의 새 전기차 플랫폼인 e-GMP가 적용될 경우 SK이노베이션 배터리 공급 비율이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

정 수석부회장은 최 회장과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 등을 만나 배터리부문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차세대 배터리 개발 현황 등을 청취했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제작 뿐 아니라 공유 모빌리티 전반, 배터리 재활용 등 배터리 연계 플랫폼 사업 진출을 선언한 상태다. 바스라 불리는 BaaS(Battery as a Service)가 이 개념이다.


이는 정 수석부회장의 미래 모빌리티 구상과 연동될 수 있는 부분이 많다. 정 수석부회장은 수소전기차와 순수전기차를 포함한 차세대 모빌리티 육성과 플랫폼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그러면서 육상 뿐 아니라 PAV(개인비행체)를 포함한 UAM(도심공항모빌리티) 구축에도 대규모 투자를 준비하고 있다. 모두 차세대 동력으로 배터리를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를 중심에 두고 구체화하고 있는 플랫폼 사업과 연계될 여지가 크다.

정 수석부회장의 국내 배터리 3사 릴레이 총수 회동은 미래 모빌리티 시장 격전을 앞두고 병참을 확보하는 과정으로 해석된다.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는 가운데 배터리 공급은 말 그대로 병목 현상을 겪고 있다. 완성차 업체들이 배터리를 구하지 못해 고심하는 공급자 중심 시장이다.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 삼성SDI로서도 현대기아차는 최고의 고객이다. 4사가 현대차를 중심에 두고 긴밀하게 협력해야 한다. 정 수석부회장의 행보를 놓고 K배터리 얼라이언스(동맹)가 구축됐다는 해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완성차업계는 정 수석부회장이 국내 행보에 이어 해외 파트너십 확보에 나설 가능성에 대해서도 주목하고 있다. 특히 전기차와 함께 또 다른 큰 축인 수소전기차의 경우 차량 판매는 물론 충전인프라 구축 면에서 해외 파트너십 확대가 꼭 필요하다.

완성차업체 한 관계자는 "정 수석부회장의 최근 행보를 보면 지금 시점을 현대차그룹 미래 생존이 달린 중요 고비라고 보는 듯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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