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40% 줄어, 거리두기 2단계 가면…" 곡소리 나는 예식장들

머니투데이 정경훈 기자 2020.07.07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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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1/사진=뉴스1


모임 인원 등을 제한하는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정책의 영향으로 결혼식 연기나 참석 인원 감소가 예상되면서 예식업체에서 곡소리가 나오고 있다. 인원 제한이 생기면 예식장 역시 매출 감소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예식업체들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영세 업장의 경우 문을 닫아야 할 지경까지 몰렸다며 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내 인원 제한한 거리두기 2단계…업체 운영 힘들어"
6일 사단법인 한국예식업중앙회 관계자는 "정부가 새로 발표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 이상 올라가면 결혼식장들은 영업을 못하게 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방역 정책이 업자들 경제 사정에 큰 영향을 주는 만큼 대책도 마련해줘야 마땅하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28일 '거리두기 단계별 기준과 실행방안'을 발표했다. 1단계에는 기존 생활 속 거리두기 기준이 적용된다. 그러나 일일 확진자 수(지역사회 환자 중시)가 50명을 넘으면 2단계로, 100명 이상이면 3단계로 올라간다.



2단계로 들어서면 결혼식을 포함해 실내 50인 이상 모이는 행사가 행정명령으로 금지된다. 결혼식장도 250명, 300명 등 규모로 식사를 준비해 왔는데, 이 인원을 갑자기 50명 미만으로 줄여야 한다.

사회적 거리두기 /사진=뉴스1사회적 거리두기 /사진=뉴스1
웨딩홀 주 수입은 뷔페다. 이날부터 거리두기 2단계가 적용되는 전라남도 소재 웨딩홀 대표 A씨는 "지침대로 50인 미만만 결혼식에 참석해야 하는 것이면 문 열먼 오히려 손해"라고 말했다.


A씨는 "우리 웨딩홀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전년 대비 70% 감소했다"며 "지난번 거리두기 지침까지는 구체적인 통제 인원이 없었지만 이와 같은 상황이 결혼식 시즌인 10~11월까지 이어지면 사업이 유지 될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예식업중앙회 관계자도 "수도권을 기준으로 봤을 때 웨딩홀들 매출이 2·3월은 0에 가깝고 4월부터 6월까지는 30~40% 감소했다"며 "최근에는 영세한 웨딩홀 운영자들이 줄어든 수입으로 사업과 생활에 어려움이 크다"고 설명했다.

"결혼식장 대상 지원 전무…'유연한 지원' 검토해달라"
웨딩홀에는 그동안 코로나19 관련 지원이 없었다. 이때문에 업체들은 정부가 지원책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예식업중앙회 관계자는 "예식장들은 매출 자체가 높게 잡히는 특성 탓에 소상공인 대출 대상에 속하지 않는다"며 "그러나 실상을 들여다 보면 매출에서 인건비, 원가 등을 제외한 마진은 크게 남지 않아 수익이 작고 대출이나 상환 기간 연기가 필요한 상황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공기관 건물에 세를 내고 업체를 운영하는 경우도 10군데 이상인데, 서울 같은 경우 관련해 임대료를 깎아준 사례가 없다"며 "'매출액'을 기준으로 임대료를 깎아주다보니 예식장들은 손님이 줄었지만 거액의 임대료를 내야 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A씨는 "일부 업종에 관해서는 '매출' 말고 다른 요소로 대출, 대출 상환 연기 등 지원 기준을 정하는 등 유연한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업체들도 예비 부부 입장 생각해 보증인원이나 날짜 등을 배려해줘야 하지만 이럴 경우 수지가 안 맞는 게 사실"이라며 "정부가 상황을 구체적으로 파악해 중소상공인 지원하듯 업체들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근본적으로는 업체들도 뷔페 대신 답례품을 제공한다거나 크게 결혼식을 열어 마진을 남기는 방식 대신 스몰 웨딩 등으로의 변화를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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