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도 한국 온 우즈벡 부총리…어떤 대화 나눴나

머니투데이 세종=권혜민 기자 2020.07.06 17:30
글자크기
박기영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차관보와 라지즈 샤프카토비치 쿠드라토프 우즈베키스탄 투자대외무역부 차관이 6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에메랄드홀에서 열린 '제4차 한-우즈벡 워킹그룹'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사진제공=산업통상자원부박기영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차관보와 라지즈 샤프카토비치 쿠드라토프 우즈베키스탄 투자대외무역부 차관이 6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에메랄드홀에서 열린 '제4차 한-우즈벡 워킹그룹'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사진제공=산업통상자원부


우즈베키스탄 부총리가 6일 장관급 회담을 위해 한국을 찾았다. 코로나19(COVID-19)로 국가간 이동이 어려운 상황에서 이뤄진 이례적인 방문이다. 코로나19 위기를 함께 극복하기 위해 경제협력과 투자 프로젝트에 속도를 내자는 양국의 의지가 반영됐다.

화상회의 대신 직접 방문 택한 우즈벡 대표단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6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사르도르 우무르자코프 우즈베키스탄 투자·대외협력 부총리와 양자 회담을 개최했다. 코로나19 이후 외국정부 각료급 인사가 한국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로 대부분의 국제회의는 대면회의 대신 화상회의로 열리고 있다. 지난 3월 열린 제3차 한-우즈벡 워킹그룹 회의도 화상회의 형식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우즈벡 측은 한국을 직접 찾기로 결정했다. 양국 경제협력 사업에 빠른 성과를 내기 위해선 직접 얼굴을 마주한 채로 대화의 폭을 넓힐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철저한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우리 정부의 고민도 깊었다. 우즈벡 대표단을 당초 14명에서 9명으로 최소화하고, 모든 인원이 출발 48시간 이내에 PCR(유전자증폭) 검사를 받도록 하는 등 건강상태를 일일이 확인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우무르자코프 부총리를 비롯해 투자대외무역부 차관, 외교부 차관 등 우즈벡 대표단은 전용기를 통해 이날 오전 한국에 도착했다.



코로나19 공조 발판 삼아…포스트코로나 협력 강화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5일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시 산업단지 내 한·우즈벡 농기계R&D센터를 둘러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2019.3.5/뉴스1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5일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시 산업단지 내 한·우즈벡 농기계R&D센터를 둘러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2019.3.5/뉴스1
성 장관과 우무르자코프 부총리는 이날 회담에서 향후 양국간 통상·경제관계 확대 방안과 투자 프로젝트 추진 방안 등을 논의했다. 우선 코로나19 극복 과정에서 양국간 신뢰협력 관계가 더욱 발전했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한국은 우즈벡에 의료전문가를 파견하고 진단키트를 지원했다. 우즈벡은 기업인 예외적 입국허용, 격리 면제 등 우즈벡의 한국에 호혜적 우호조치를 취했다.

이어 지난해 정상회의에서 협의한 39개 프로젝트와 올해 4월 정상통화에서 우즈벡 측이 제안한 57개 사업의 진행현황을 점검했다. 그러면서 자동차, 섬유, 농기계 등 전통적 산업협력을 확대하고, 방호복·마스크 공동생산, 디지털헬스·데이터플랫폼 등 포스트코로나 환경에 맞는 시범 협력사업을 적극 발굴하기로 했다.


SK건설 정유공장 현대화 사업 계약…한-우즈벡 FTA도 추진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전(현지시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영빈관에서 샤프카트 미르지요예프 대통령과 악수를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19.4.20/사진=뉴스1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전(현지시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영빈관에서 샤프카트 미르지요예프 대통령과 악수를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19.4.20/사진=뉴스1
이번 회담을 계기로 SK건설과 우즈벡 국영석유가스공사는 비대면 서명 방식으로 '부하라 정유공장 친환경 현대화 사업에 대한 기본설계(FEED) 계약'을 체결했다. 타슈켄트에서 437㎞ 떨어진 부하라 지역에 위치한 일산 5만배럴 규모 정유공장을 현대화하는 사업으로, 정상회의에서 협의한 39개 프로젝트 가운데 첫 계약 체결 사례다.

양국은 또 완료된 한-우즈벡 FTA(자유무역협정) 협상 개시를 목표로 후속 작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성 장관은 "우리의 달라진 통상 위상에 따라 지속가능한 무역‧투자 협력모델 구축을 목표로 '연대와 협력의 한국형 FTA 신모델'을 준비 중"이라며 "우즈벡과의 무역협정에 이를 시범적으로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수르길 가스대금 미수금, 나보이 CNG(압축천연가스) 실린더 조인트벤처 부가세 부과 문제 등 한국 기업의 애로사항을 설명하며 우즈벡 정부의 지원도 요청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번 우즈벡 부총리의 방한은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적 어려움을 조기에 극복하기 위한 양국의 정책적 노력이 반영된 것"이라며 "향후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우즈벡, 러시아 등 신북방지역과의 경제협력을 본격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