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정호 기자 =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열린 공항항공노동자 고용안정 쟁취 3차 공공운수노조 결의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날 결의대회에 참여한 이스타항공 조종사노동조합 등은 제주항공 모회사 애경그룹과 이스타항공 창업주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을 규탄하고 지난 2월부터 5개월간 밀린 임금 지불 등을 요구했다. 2020.7.4/뉴스1
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르면 이번 주 안에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의 인수 여부가 결정날 것으로 보인다.
제주항공이 인수를 포기하려는 것은 악화된 경영사정 때문이다. 항공업계 전체가 '코로나19(COVID-19)'로 최악의 상황에 몰린 가운데 상대적으로 자금여력이 좋다고 알려진 제주항공 역시 악재를 버티기 어려워졌다.
이스타항공은 희망퇴직 및 셧다운을 종용해놓고 이제와서 인수를 철회한다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앞서 3일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동조합은 확보한 녹취록을 통해 당시 제주항공 대표였던 이석주 AK홀딩스 대표가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에게 희망퇴직과 셧다운을 권고했다고 주장했다. 이스타항공은 지난 3월말부터 셧다운을 지속하면서 5월 국토교통부로부터 항공운항증명(AOC) 효력 중단을 통보 받은 상태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이런 상황에서 이스타항공 창립자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분 반납은 오히려 역효과가 됐다는 평가다. 제주항공이 요구했던 선결조건에 대한 해결 없이 지분을 이스타항공측에 넘기겠다는 입장만 내놔 사실상 책임 회피로 비춰졌기 때문이다.
갈등이 심화되자 정부도 뒤늦게 중재자로 나섰다. 업계에 따르면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지난 3일 채형석 애경그룹 부회장과, 이상직 의원을 각각 만나 인수 성사를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양측 모두 자금여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합의점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인수가 결국 무산된다면 이스타항공으로서는 기업회생보다는 청산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 올해 인수 절차를 거치기 전부터 이미 경영상황이 심각하게 악화된 만큼, 제주항공이 발을 빼면 새 인수자를 찾기도 사실상 어렵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같은 항공업계끼리의 인수가 시기상조였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제주항공 외에도 2~3곳이 이스타항공 인수에 관심을 보였던 것으로 안다"며 "다른 업계에서 인수를 진행했다면 상황이 지금과는 달라졌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