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3일 오전 정일문 사장 주재로 소비자보호위원회를 열어 70% 선보상을 결정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옵티머스 펀드 판매잔고는 현재 287억원(법인+개인포함)이다. 지난 6월18일 환매가 중단된 167억원과, 내년 1월이 만기인 120억원이다. 지난 5월말 기준 잔고는 407억원이지만, 이중 100억여원이 6월초 정상환매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투자증권 측은 투자자별 보상비율을 일괄 70%로 정했다. 총 보상액은 201억원이다.
이 과정에서 부서 간 소통이 원활하지 않아 투자자 혼선을 초래하기도 했다. 처음에는 선보상이었다가, 나중에는 선지급으로 수정했다가 최종적으로 선보상으로 고지됐다.
선보상은 투자자 피해를 우려해 판매사가 조건없이 투자금을 일정액 돌려주는 것이다. 소송이나 분쟁조정결과에 영향받지 않는다. 대신, 이를 받아들이면 '사적화해'가 성립돼 소송을 걸거나, 금감원 민원을 제기할 수 없다. 사적화해는 둘 사이의 사적 계약에 대한 화해를 뜻한다.
대규모 소송전을 준비하던 투자자들은 한국투자증권이 내민 손을 잡을지 고민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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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보상의 이점은 시간이다. 선보상안을 받아들이면 이른 시간 내에 계좌로 투자원금의 70%가 돌아온다. 소송이나, 금감원 민원보다 빠르다. 소송을 걸면 배상액이 높아질 수 있지만 돈을 돌려받기까지 적어도 3년은 걸린다.
금감원에 민원을 제기하면 소송보다 절차는 빠르지만 투자원금을 전액 돌려받기 어려울 수 있다. 이번 라임 무역금융펀드에 최초로 100% 배상안을 내놨지만, 이전까지는 50~60%선에서 배상비율이 결정됐다.
시간도 1년 가량 소요될 수 있다. 펀드 손실률을 확정하고 운용사와 판매사 과오 등을 따져 배상비율을 산정하기 때문이다. 라임 사태의 경우에도 펀드 환매가 중단된 지 9개월이 흘렀지만, 4개 모(母)펀드 중 무역금융펀드만 배상안이 마련됐다. 당장 돈이 급한 투자자들은 선보상이 나을 수 있다.
자금 여유가 있는 투자자들은 금감원 분쟁조정이나, 소송을 선택하는 것도 괜찮다. 특히 최근 금감원은 라임 무역금융펀드에 대해 전액 배상하라는 결정을 내놓는 등 투자자 보호 강화기조를 보인다.
그렇더라도 100% 배상을 확신하긴 이르다. 옵티머스는 라임 무역금융펀드와 달리, 판매사인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운용사 불법 행위에 적극 가담하지 않은 것으로 보여서다. 또 100% 배상안이 나와도, 판매사가 수락하지 않으면 소용없다.
금감원 관계자는 "계약 이전에 이미 불법행위가 발생해 (고객) 착오를 유발했고, 그게 펀드 계약을 좌우할 만큼 중요한 부분이고, 고객이 중과실이 없다는 게 판정되면 계약취소가 가능하다"며 "그러나 계약시점 이후 불법 부실행위가 발생했다면 그냥 손해배상으로 간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