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로 일가족 숨진 집…인근엔 흉기 든 둘째아들이 서성였다

머니투데이 구단비 기자 2020.07.05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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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가평소방서 제공/사진=뉴시스, 가평소방서 제공


방화로 의심되는 화재로 일가족 3명이 숨진 사건이 단서와 목격자가 없고, 유력 용의자인 막내아들이 정신질환으로 치료를 받고 있어 수사에 난항을 겪고 있다.

최근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새벽 1시13분쯤 경기 가평군 가평읍 개곡리의 1층 단독주택에 불이 나 일가족 3명이 숨졌다.



집 안에는 A씨(82)와 부인 B씨(65), 아들 C씨(51)가 숨진 채 발견됐으며, 시신은 형체를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로 심하게 훼손됐다.

A씨와 C씨는 각각 안방과 다른 방에서 발견됐으며, B씨는 화장실에서 발견됐다.



경찰은 불이 난 지 4시간30분 만에 화재 현장 인근에서 흉기를 들고 서성이는 숨진 부부의 차남 D씨(46)를 발견했다.

경찰은 D씨가 가연성 물질로 불을 지른 정황을 두고 방화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또한 D씨가 흉기를 들고 주변에서 서성인 점 등에 비춰 가족을 상대로 한 강력범죄를 저지른 후 불을 지른 것인지 여부도 정밀감식하고 있다.


하지만 D씨는 횡설수설하는 등 정신적 이상증세를 보이고 있어 조사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전해진다.

경찰은 D씨의 조현병 증세가 심해 소통이 어려워지자 판단해 일단 그를 정신병원에 입원시켰고, 현재까지도 대면조사가 어려운 상태다.

게다가 불이 난 주택도 인적이 드문 농촌에 위치한 데다 주변에 폐쇄회로(CC)TV가 없어 화재 당시 모습과 주변 상황이 정확히 포착되지 않았다.

경찰은 지난달 26일 화재 현장에 대해 소방과 합동 현장 감식을 벌였고 약 2주쯤 소요되는 합동 감식과 부검 결과만을 기다리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방화가 의심되지만 뚜렷한 타살 혐의점은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번 화재로 인해 샌드위치패널로 지어진 158.12㎡ 규모의 주택이 모두 탔고 주차된 1t트럭 등도 일부 타는 등 소방서 추산 1억3773만원의 재산피해가 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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