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왼쪽), 최태원 SK 회장이 5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제2회 한중 기업인 및 전직 정부 고위인사 대화'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 수석부회장은 오는 7일 최 회장과 만나 전기차 배터리 사업 협력 등 주요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만남은 충남 서산의 SK이노베이션 전기차 배터리 사업장이 유력해 보인다.
정 부회장과 최 회장 만남은 일찌감치 예견됐다. 두 사람은 나이차가 열살 있지만 유년시절부터 '호형호제' 했을 정도로 친근한 사이로 알려졌다.
이렇게 되면 배터리 공급업체들이 주도권을 주고, 배터리를 공급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 따라서 현대차 입장에선 SK와도 배터리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여러모로 유리하다.
이 시각 인기 뉴스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현대차는 테슬라, 르노-닛산, 폭스바겐에 이어 현재 세계 4위다. 현대차는 오는 2025년까지 전기차 56만대를 판매해 이 시장에서 3위권에 진입한다는 목표다. 그러려면 더 안정적인 배터리 공급망이 필수다.
SK이노베이션 입장에서도 현대차는 반드시 잡아야 할 파트너다. 이를 통해 글로벌 '톱5'로 올라설 수 있는 기반을 만들 수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내년 초 양산에 들어가는 현대차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의 1차 배터리 납품업체로 이미 선정됐다. 이 배터리 공급 규모는 5년간 10조원 정도로 알려졌다. SK이노베이션은 그동안 기아차를 중심으로 전기차 배터리를 납품한 경험이 풍부해 현대차와 협력도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런 상황에서 정 부회장과 최 회장의 회동이 어떤 촉매제가 될 지 주목된다. 일부에서는 현대차가 국내 배터리 빅3사와 '모빌리티-배터리 동맹'을 맺는 과정에서 SK가 주도적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는 현대차를 중심으로 배터리 3사간 'K 모빌리티-배터리' 연합체제로 4개사와 그 협력업체들까지 모두 '윈-윈' 하는 구조다.
재계 관계자는 "급격한 고성장이 기대되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한국업체 간 경쟁보다는 K-연합체제를 구축하는 게 훨씬 바람직하다"며 "정 부회장과 최 회장의 만남은 이런 큰 그림은 물론 합작회사 설립 같은 디테일까지 다룰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