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딥:풀이]③ 온앤오프X황현 "편곡 어려웠던 '잇츠 레이닝', 1위 눈물"(인터뷰)

뉴스1 제공 2020.07.05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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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 프로듀서(왼쪽부터), 온앤오프 효진, 와이엇 © News1 권현진 기자황현 프로듀서(왼쪽부터), 온앤오프 효진, 와이엇 © News1 권현진 기자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최근 종영한 엠넷 '로드 투 킹덤'에서 온앤오프(ONF)는 떠오르는 '무대 장인'으로 주목받았다. 그런데 온앤오프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이름이 있다. 바로 모노트리(MonoTree) 대표 프로듀서 황현이다. 황현은 온앤오프의 경연곡을 모두 편곡, 뛰어난 실력을 발휘하며 아이돌 팬들에게 'K팝 베토벤'으로 주목받았다.

온앤오프와 황현의 인연은 20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소속사 WM엔터테인먼트에서 프로듀싱을 맡아달라는 제안을 받은 황현은 연습생이었던 멤버들을 만났고, 시간을 갖고 각자의 매력을 파악한 뒤 함께 음악 작업을 시작했다. 첫 번째 미니앨범 '온앤오프'(ON/OFF)를 통해 회사의 니즈를 파악한 그는, 미니 2집 '유 컴플리트 미'(YOU COMPLETE ME)부터 유니크한 음악을 선보이며 온앤오프만의 색깔을 담아내기 시작했다.



특히 온앤오프와 황현의 '케미'가 돋보인 곡은 미니 3집 '위 머스트 러브'(WE MUST LOVE)의 타이틀곡 '사랑하게 될 거야'와 미니 4집 '고 라이브'(GO LIVE)의 수록곡 '모스코 모스코'(Moscow Moscow)다. 뛰어난 음악적 완성도를 보여준 두 곡은 리스너들에게 사랑받으며 온앤오프를 '명곡 맛집'으로 떠오르게 했다. 이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는 황현은 "가수에겐 음악이 1번이고, 대중도 곡을 가장 중요하게 보는구나 싶었다"며 앞으로도 음악에 더욱 공을 들일 것이라고 했다.

명곡은 많았지만 '한 방'은 없었던 온앤오프에게 보이그룹 서바이벌 '로드 투 킹덤'는 중요한 기회였다. 그러나 대면식에서 이들의 성적은 5위, 하위권이었다. 이를 계기로 독기를 '풀 충전'한 온앤오프와 황현은 '로드 투 킹덤'에 '올인'했다. 덕분에 이들은 다크한 콘셉트의 '에브리바디'(Everybody), 클래시컬하게 편곡한 'The 사랑하게 될 거야', 청량하게 재탄생한 '잇츠 레이닝'(It's Raining), 박진감 넘치는 '신세계'(New World) 등 다채로운 음악을 바탕으로 한 무대를 선보이며 호평받았다. 황현과 온앤오프의 '케미'는 이 프로젝트로 빛을 발했고, 덕분에 '온앤오프의 재발견'이 이뤄졌다.



실력을 인정받은 황현과 온앤오프는 앞으로 어떤 음악을 들려주고 싶을까. 황현은 "온앤오프는 곡을 쓰는 입장에서 음악적으로 조금 더 욕심을 낼 수 있게 만들어준 팀이다. 매번 어려운 곡을 줘도 그걸 해내니까 더 도전하게 된다. 내가 가지고 있는 가수의 이상향을 채워준다"며 "앞으로도 다른 팀에서 보고 듣지 못한 유니크한 곡을 만들 것"이라고 해 앞으로 펼쳐질 온앤오프와 황현의 진화한 음악 세계를 기대하게 했다.

온앤오프의 와이엇과 효진 및 음악 프로듀서 황현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엠넷 '로드 투 킹덤' 방송 화면 캡처 © 뉴스1엠넷 '로드 투 킹덤' 방송 화면 캡처 © 뉴스1
<【N딥:풀이】②에 이어>


-3차 경연에서는 비의 '잇츠 레이닝'(It's Raining)으로 멋진 무대를 선보였다. 하지만 원곡자 비의 색이 짙은 곡이라 처음엔 고민도 많았을 듯하다.

▶(효진) 너무 좋은 곡이지만, 처음 이 노래로 무대를 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어떡하지' 싶었다. 심지어 유는 이 노래를 몰랐다.

▶(와이엇) 편곡하기가 정말 어려운 곡이었다. 현이 형도 어려움을 느꼈을 거다.

▶(황현) '잇츠 레이닝'도 중간에 편곡을 바꿨다. 처음엔 '에브리바디'와 비슷한 결의 편곡이었다. 그런데 이션이 청량하게 가자고 제안하고, 영오도 신나게 가면 좋을 것 같다고 말해서 이를 바탕으로 곡을 디벨롭했다. 이전 경연과는 다른, 다 같이 춤추는 흥겨운 무대를 보여주면 좋을 것 같았다.

▶(와이엇) 특히 이 곡이 좋았던 이유 중 하나가 랩이다. 현이 형이 랩을 쓸 때 비 선배님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해보면 어떠냐고 하셨다. 나도 평소 비 선배님을 무척 존경하고, 덕분에 이 자리까지 와서 그런 마음을 담은 랩을 하는 게 영광이었다.

-'잇츠 레이닝' 무대의 이미지 트레이닝 콘셉트도 신선했다.

▶(와이엇) 원래 곡 중간에 섹시 댄스를 추는 부분이 있었는데, 경연 3일을 남기고 콘셉트가 급히 수정됐다.

▶(효진) 그게 나 때문이다. '잇츠 레이닝' 노래를 들었을 때 흐름상 더 좋은 게 나올 거 같은 거다. 그래서 영오쌤에게 '이 부분은 다른 걸로 채우면 어떨까요'라고 물었는데, 마침 같은 생각을 하고 있으셨다. 그때부터 다시 회의를 시작했다. 그래서 의견을 나누는데 나로 인해 시간을 빼앗기는 게 너무 미안하더라. 그래서 고민하다가 '이미지 트레이닝' 콘셉트를 제안했다. 곡을 리와인드 해 처음으로 가서 다시 신나게 무대를 하면 어떨까 싶었다.

▶(황현) 그렇게 바꾼 게 신의 한 수였다.

-그 부분에서 황현이 직접 내레이션을 하지 않았나. 이 내레이션이 음원에도 들어가 놀랍다는 반응도 있었다.

▶(황현) 고민이 많았는데… 그 부분을 빼면 무대를 안 본 사람들은 노래가 급변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그래서 넣은 거다. 나를 희생했다.(웃음) 반면 'The 사랑하게 될 거야' 도입부에 와이엇 내레이션이 너무 좋았음에도 음원에 넣지 않은 이유는, 그 부분이 좋으니 동영상을 더 많이 봐달라는 의도였다. 와이엇에게도 사전에 연락을 해서 양해를 구했다.

황현 프로듀서 © News1 권현진 기자황현 프로듀서 © News1 권현진 기자
-'잇츠 레이닝'에서 작곡가가 직접 무대에 오른 것도 주목받았다.

▶(황현) 김영오한테 속아서 올라간 거다.(웃음) '잇츠 레이닝'을 준비할 때 영오가 '무대에 올라갈 수 있죠?'라고 물어보면서, 헤어와 메이크업 스태프들도 다 같이 올라갈 거라고 말했다. 알았다고 하고 경연 당일 아침에 리허설을 하러 갔는데, 영오와 나 둘만 무대에 오른 거다. 안 할 수도 없지 않나. 속아서 하게 됐다.

-'잇츠 레이닝'으로 드디어 꿈에 그리던 1등에 등극했다. 정말 뿌듯했겠다.

▶(효진) 무대를 할 땐 즐거웠는데 순위에 대한 기대는 없었다. 3차 경연에서 두 개의 무대를 준비했는데, 안무를 못 외우면서 부담감이 커지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또 '잇츠 레이닝'이 타 경연곡에 비해 상대적으로 나온 지 오래된 노래라 어린 친구들은 모를 수도 있다는 걱정도 있었다. 그래서 1등을 기대조차 안 했는데 무대를 본 분들이 너무 좋아해 주시는 거다. 이후 1등을 했을 때의 기분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다. 행복했다.

▶(와이엇) 우리 이름 앞에 '1'이라는 숫자를 붙일 수 있을까 싶었는데… 감동이었다. 정말 온앤오프를 잘되게 하기 위해 노력해주시는 모든 분들에게 고마워서 눈물이 나더라.

▶(황현) 다른 팀들이 블록버스터 같은 무대를 해서 1등을 할 거라고는 예상 못했다. 다만 무대를 모니터 하면서 지금까지 한 무대 중 멤버들의 표정이 제일 좋았다고 생각했다. 댄서 분들도 정말 열심히 하는 게 느껴지더라. 사실 '잇츠 레이닝'은 편곡이 제일 쉬웠던 곡이다. '심플 이즈 더 베스트'라는 말이 있지 않나. 너무 많은 장치가 들어가면 듣는 사람들이 힘들 수 있어서, 너무 욕심을 안 부리고 들려줄 거만 들려주려고 했다. 이후 1위를 하고 무대를 본 분들이 '편곡이 좋았다'는 댓글을 달아주셔서 내가 틀린 게 아니었구나 싶었다.

WM엔터테인먼트 © 뉴스1WM엔터테인먼트 © 뉴스1
-1위에 등극한 뒤, 나온 파이널 경연곡이 '신세계'다. 탄생 비하인드가 궁금하다.

▶(황현) '신세계'를 만들면서 스트레스를 좀 받았다. 나도 1차, 2차, 3차 경연을 하면서 지친 상태였는데 그 와중에 신곡을 만들어야 했으니까. '잇츠 레이닝'으로 1등을 한 뒤엔 더 스트레스를 받았다. 신곡이 막상 안 좋으면 안 되지 않나. 그래서 온앤오프 멤버들과 경연곡을 어떻게 만들지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고 '어쨌든 우리 감성을 지키자'는데 의견을 모았다. 경연이니까 사람들이 한 번 들었을 때 꽂히는 음악에, 온앤오프의 세계관을 녹이려고 했다.

▶(와이엇) 완성된 '신세계'를 들었을 때 너무 좋았다. 애니메이션 주제곡 느낌도 나서 어린 친구들도 좋아할 것 같더라.

▶(효진) '신세계' 음원으로 '차트 인'을 했다. 음원이 발매됐을 때 자고 있었는데 밖에서 난리가 난 거다. 차트를 보고 '잠이 덜 깼나', '꿈인가' 싶었다. 그만큼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셔서 감사했다.

-파이널 경연에서 탈락을 해 많은 이들이 아쉬워했다.

▶(효진) 물론 '킹덤'을 갔다면 더 좋았겠지만, 탈락을 해도 우리 그룹의 실력을 보여줄 수 있었다는 게 좋았다. 아쉬움이 컸지만, 얻은 게 많아서 행복하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

온앤오프 인스타그램 © 뉴스1온앤오프 인스타그램 © 뉴스1
-비록 탈락했지만, 호평 속에 '로드 투 킹덤'이라는 큰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친 소감이 궁금하다.

▶(와이엇) 아직 갈 길이 멀지만, '로드 투 킹덤'으로 '믿고 듣는 그룹'이라는 평을 얻어서 기쁘다. 지금부터 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이 형은 너무 잘하시니까 우리만 잘하면 된다.(웃음)

▶(황현) 대중이 '온앤오프'라는 그룹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돼서 기쁘다. 편곡에 대한 칭찬도 감사하다. 보통 작곡가의 이름이 언급되는 일은 없는데, 온앤오프 덕에 함께 칭찬을 받아서 고마웠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내 얘기가 나오는 건 아직 온앤오프가 덜 올라온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온앤오프는 더 올라가야 하고, 그렇게 할 수 있다고 믿는다.

▶(효진) 현이 형의 곡이 좋은 건 알고 있었는데, 편곡으로 형에게 감동을 받은 건 처음이었다. 괜히 많은 분들이 '황현'을 언급하는 게 아니라는 걸 알았고, 형의 소중함을 느꼈다. 앞으로도 쭉 함께하고 싶다.(웃음) 우리를 위해 다들 고생해주셨지만, 현이 형과 영오쌤이 없었으면 이만큼은 안 됐을 거다. 너무 감사하다.

▶(와이엇) 이번에 느낀 건 우리끼리만 해서는 성공할 수 없다는 거다. 많은 분들의 도움 덕분에 지금 우리가 있다. 현이 형, 영오쌤, 매니저 형 모두 도움을 주셨다. 감사하게 생각한다. 또 우리 온앤오프 친구들에게도 고맙다. 마음고생도 많았을 텐데 끝까지 멋진 모습을 보여줘서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N딥:풀이】④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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