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초점] 펭수 만나고 방에서 뒹굴…요즘 홍보 트렌드

뉴스1 제공 2020.07.05 0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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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엔터테인먼트 © 뉴스1롯데 엔터테인먼트 © 뉴스1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요즘 영화 개봉을 앞둔 스타들이 가장 많이 만나는 이는 아마도 펭수일 것이다. 지난해 독특한 매력으로 광범위한 팬덤을 얻은 이 유튜브 스타는 어느새 영화 배우들만큼 유명 인사가 됐다. 연예인들도 펭수와 찍은 인증샷을 개인 SNS에 자랑스럽게 공개할 정도다. 영화 배우들이 자주 찾는 유튜버가 펭수만 있는 것은 아니다. '문명특급'의 '연반인' 재재, '영국남자' 조쉬 등의 채널에서 심심치 않게 개봉 앞둔 영화의 주인공들을 볼 수 있다.

영화 '소리꾼'의 조정래 감독과 주연 이봉근, 이유리, 김동완은 개봉을 앞두고 '자이언트 펭TV'에 출연했다. 오디션 콘셉트로 녹화된 이 방송에서는 김동완과 펭수가 '심청이'로 뽑히기 위해 심사위원으로 분한 조정래 감독, 이유리, 이봉근 앞에서 경쟁을 펼쳤다. 국악에 어울리는 하얀 한복 의상까지 입고 등장한 펭수는 효심이 깊은(?) 자신을 '효수'라고 부르는 등 특유의 익살로 웃음을 줬다. 지난달 8일 '자이언트 펭TV'를 통해 공개된 이 영상은 조회수만 70만회를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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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유아인과 박신혜도 '자이언트 펭TV'에 출연했다. 방송의 콘셉트는 두 사람이 출연한 영화 '#살아있다'의 패러디였다. 끊임없이 춤을 추는 '댄스 좀비'들에게서 탈출하기 위해 뛰는 펭수와 유아인, 박신혜의 모습은 '#살아있다'의 내용과 절묘하게 겹쳤다. 자연히 영화에 대한 호기심섞인 반응도 따라왔다. 지난달 21일 공개된 이 '※심약자 주의(?) 펭수, 신혜, 아인 알 수 없는 존재로부터 살아야 한다! 당신도 #ㅅㅇㅇㄷ?' 영상은 조회수 65만회를 넘기며 큰 인기를 얻었다.

'#살아있다'는 주연 배우의 특별한 홍보가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유아인은 '자이언트 펭TV' 뿐 아니라 JTBC '방구석 1열' MBC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해 이목을 끌었다. 특히 '나 혼자 산다' 출연은 평소 사생활 노출이 많지 않았던 유아인이 나온다는 점에서 의외성과 화제성이 컸다. 그 결과 유아인이 출연했던 350회, 351회는 평소보다 1%P 정도 상승한 12%대 시청률을 나타냈다.



방송에서 유아인은 '나 혼자 산다'에서 반려묘를 정성스럽게 돌보고 혼자 밥을 해먹고 산책을 하는 평범한 '혼자남'의 일상으로 열광을 끌어냈다. 유아인의 출연은 일상을 쉽게 보기 어려운 톱스타의 깜짝 출연이라는 점에서 특별했고, 집안에 혼자있는 유아인 그림이 영화 '#살아있다'의 콘셉트와 맞아떨어져 적절하기까지 했다.

활발한 홍보 덕분에 '#살아있다'는 누적관객수 129만명을 넘기며 흥행에 성공 중이다. 이 영화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잔뜩 위축돼 있던 극장가에 오랜만에 활기를 가져다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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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영화 홍보 트렌드는 '신선함'과 '효율성'에 방점을 찍고 움직이는 듯하다. 어떤 채널이든 신선한 그림을 보여줄 수 있고, 화제성과 주목도가 높다면 홍보의 장으로서 손쉽게 활용되고 있다. 이 같은 흐름 때문에 영화 홍보를 위한 단골 선택지로 여겨졌던 연예정보 프로그램의 인기는 시들해졌고, 배우들의 유튜브 출연은 잦아졌다. 이는 방송국 뿐 아니라 케이블TV, 종편, 유튜브까지 여러 채널에서 수만가지 콘텐츠가 나오는 시대에 발맞춘 전략으로도 해석된다. 인기있는 콘텐츠는 많으니 입맛에 따라, 상황에 따라 적절한 콘텐츠를 골라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이 됐다.


TV는 광범위한 시청자들을 대상으로 할 수 있어 대중적인 반면, 유튜브는 젊은층을 타겟으로 할 때 효과적이다. 쉽게 접속할 수 있고, 바로 볼 수 있으며 몇만명이 영상에 노출됐는지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기에도 용이하다.

한 영화 홍보 관계자는 "유튜브는 포맷이 정해진 기존 프로그램들보다 조금 더 영화의 성격에 맞는 구성을 함께 만들어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유튜버들도 연예인 못지 않게 집중도와 스타성이 있어 유튜버의 팬층도 영화에 대해 호감을 느낄 수 있는 것 같다"며 "내가 하고 싶고, 내가 보고 싶은 것을 보려고 하고 거기에 환호하는 시대다. 영화 홍보 방식도 거기에 맞게 개발된다"고 뉴스1에 밝혔다.

하지만 유튜브의 활용도가 높아졌다고 해서 기존 홍보 창구로 활용했던 TV 프로그램이나 라디오 프로그램의 매력도가 급락한 것은 아니다. 이 관계자는 "유튜브에 출연한다고 TV나 라디오에 출연하지 않는 게 아니다. 각각의 장점과 특징이 다르다. 홍보할 수 있는 매체가 더 확장된 것"이라며 "유튜브를 또 하나의 새로운 매체로 보고, 그 안에서 할 수 있는 홍보의 방법을 찾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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