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다닌다고 7년간 거짓말한 남편, 빚더미 앉았다네요"

머니투데이 장윤정 변호사 2020.07.05 08:31
글자크기

[the L][장윤정 변호사의 스마트한 이혼 챗봇]

뉴시스뉴시스


7년 간 직장인 행세하며 빚더미에 앉은 남편과의 이혼
◇ 직장을 속이고, 몰래 빚까지 져온 배우자와의 이혼 소송, 가능할까?



Q) 저와 남편은 동호회 모임에서 만나 12년 전 결혼을 했고, 슬하에 초등학교를 다니는 아들이 있습니다. 결혼 전 남편은 금융 회사에 재직 중이었고, 저 역시 교사이기 때문에 함께 착실히 돈을 모으며 살면 남부럽지 않게 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요. 결혼 후 남편은 자신이 셈에 밝으니 자기 월급은 적금으로 모으거나 투자를 하겠다며, 대신 생활비는 제 월급으로 쓰자고 했고, 저는 그런 남편이 참 든든했습니다.

그런데 그런 평온한 일상이 깨진 건 남편 친구의 전화 때문이었습니다. 저와도 오랜 기간 교류해온 남편 친구는 남편이 사실 저 몰래 7년 전 직장을 그만두었고, 그동안 여러 지인들에게 사업을 준비하느라 필요하다고 하며 돈을 빌려왔으며 아내에게 절대 말하지 말아 달라고 해왔다는 말을 전했습니다. 충격이었어요. 7년이라니.. 그런데 더 충격인 것은 남편의 태도였어요. 남편에게 사실을 묻자, 남편은 오히려 화를 내더니 그날로 집을 나가버린 거에요.



저는 남편이 그동안 출근하는 척 연기를 해왔고, 적금을 들어 모아 둔다던 돈도 전혀 없을 뿐 아니라 저 몰래 거액의 채무까지 지었다는 사실에 그간의 모든 신뢰가 무너졌습니다. 그리고 상황을 설명하고, 사과하는 태도가 아니라 오히려 화를 내며 집을 나간 남편과 더는 예전과 같이 결혼 생활을 할 수 없을 것 같아요. 남편과 이혼할 수 있을까요?

A) 이런 경우 재판상 이혼이 가능한 경우 중 하나인 민법 제840조 제6호의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 법원 역시 유사한 사례에서 배우자의 지속적인 거짓말로 부부 사이의 신뢰가 손상되었고, 그로 인해 혼인 관계가 더 이상 회복되지 못할 저도로 파탄이 된 경우, 그 혼인 파탄의 주된 책임은 거짓말을 한 배우자에게 있기 때문에 해당 배우자는 위자료까지도 지급을 해야 한다고 판단한 바 있습니다.


한편, 만약 남편분이 집을 나가 연락이 두절된 상태로 상당 기간이 지난 경우라면 민법 제840조 제2호의 이혼 사유인 ‘배우자가 악의로 다른 일방을 유기한 때’에도 해당되어 이혼이 인정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회사 다닌다고 7년간 거짓말한 남편, 빚더미 앉았다네요"
◇부부 일방이 상의 없이 몰래 진 채무도 재산분할의 대상이 될까?
Q) 남편과 이혼을 하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런데 남편이 저 몰래 지인들에게 진 거액의 빚들이 걱정이에요. 이혼하면서 재산분할을 할 때 채무도 분할 대상이 된다는 얘기를 들었거든요. 저는 지금껏 남편이 돈을 모아 온다고만 생각해 따로 모아둔 돈이 전혀 없는데 만약 지금 제 상황에서 남편의 빚까지도 떠안아야 한다면 앞으로 어린 아들과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너무 막막합니다. 저까지 속여 가며 남편이 진 채무들도 재산분할의 대상이 되는 것이 맞나요?

A) 아닙니다, 선생님의 경우에는 남편분의 채무가 재산분할의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선생님과 유사한 사례에서 우리 법원은 상대방 배우자가 반대 의사표시를 했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부담한 채무는 재산분할의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한 바 있습니다. 하물며 선생님의 경우는 남편분이 그런 거액의 채무를 수년간 만들어 온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기 때문에 이런 경우는 남편분의 채무를 재산분할의 대상으로 보지 않게 됩니다.

장윤정 변호사장윤정 변호사
[이혼도 똑똑하게 할 필요가 있습니다. 스마트한 이혼을 위해 챗봇처럼 궁금증을 대화하듯 풀어드리겠습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