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2분기에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전체적인 실적 감소가 예상되는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예상외로 깜짝 실적을 발표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의 깜짝 실적을 예상하는 주요 근거는 반도체 업황의 개선이다. 코로나19로 언택트(Untact·비대면) 산업이 주목받으면서 그 기반이 되는 반도체 수요도 늘었다. 현대차증권에 따르면 2분기 서버 디램(DRAM)과 PC 디램 가격은 전분기 대비 각가 24%, 14% 상승했다. 세계 디램 점유율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삼성전자의 실적에 매우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요소다.
큰 부진이 예상됐던 모바일과 가전사업이 예상보다 선전할 가능성도 나온다. 이수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북미와 유럽 지역에서 오프라인 매장이 재개장되며 6월부터 스마트폰 출하량이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코로나19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증가하면서 TV와 가전제품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 근교의 베스트바이 매장에서 벤 라미레즈씨(38)가 동생과 함께 88인치 시그니처 올레드 8K TV를 살피고 있다. /사진=심재현 기자
고정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글로벌 가전 기업의 평균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69% 감소가 예상되나 LG전자는 실적 감소폭이 시장 평균 대비 크지 않을 것"이라며 "수요가 양호한 국내 가전 부문의 노출도가 크고 전기차 부품, 2차전지 분리막 코팅 사업 등 구조적 성장 잠재력이 있는 사업부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두 기업이 양호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그만큼 시장의 눈높이가 많이 낮아진 영향도 있다. SK증권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기업들의 2분기 당기순이익 추정치는 올초 24조1000억원에서 현재 20조5000억원으로 조정됐다. 전년 동기대비로는 약 17% 감소한 수준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전세계적인 경제 봉쇄와 소비 위축의 충격을 피할 수 없었다.
코로나 충격 이후 급반등한 증시는 이후 추가적인 모멘텀(주가 상승 재료) 부재로 인한 횡보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박스권 장세에서는 기업들의 실적에 따라 차별화한 주가 흐름이 나타나기 때문에 실적 시즌에 변화하는 기업들의 전망치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정책적인 모멘텀과 함께 향후 실적개선에 대한 기대가 높은 업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IT(정보기술), SW(소프트웨어), 헬스케어, 5G(5세대 이동통신), 기계 업종이 여기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