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투 사모펀드 환매중단 통지..."정상펀드도 레버리지에 볼모잡혀"

머니투데이 임동욱 기자 2020.07.03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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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계 헤지펀드인 젠투파트너스의 채권형 펀드에 투자한 국내 사모펀드의 환매를 중단시켰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젠투파트너스는 국내 판매사들에게 각각 펀드 환매 보류를 통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금융투자, 키움증권, 삼성증권 등 국내 증권사들과 하나·우리은행 등 일부 시중은행들은 젠투파트너스가 운용한 채권펀드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DLS(파생결합증권) 및 이를 신탁상품으로 재가공한 상품을 만들어 국내 기관투자자들에게 판매해왔다. 총 판매액은 1조원을 상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신한금융투자의 판매액이 약 4000억원으로 가장 많고, 키움증권과 삼성증권은 각각 2600억원, 1400억원 가량을 팔았다.



젠투가 운용하는 대표 펀드는 'KS아시아앱솔루트리턴펀드'와 'KS코리아 크레딧 펀드' 등이다.

주요 증권사들은 국내 우량기업이 발행하는 해외채권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KS코리아 크레딧 펀드' 관련 상품을 기관투자자에게 판매했는데, 레버리지를 사용한 'KS아시아앱솔루트리턴펀드'에 문제가 생기면서 덩달아 발이 묶이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수배의 레버리지를 사용했던 아시아앱솔루트리턴펀드는 코로나19(COVID-19)로 채권시장이 충격을 받아 채권값이 급락하면서 회복이 불가능할 정도로 타격을 입었다.



한 금융사 관계자는 "코리아 크레딧 펀드는 은행채 등 안전한 자산에 투자됐고 일부는 매도돼 현금으로 들어와 있는 상황인데 운용사가 환매를 당분간 보류하겠다고 통지했다"며 "정상펀드 조차도 문제가 생긴 레버리지 펀드(아시아앱솔루트리턴펀드) 때문에 환매가 보류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젠투는 환매지연 이유로 NAV(순자산가치) 산출이 늦어지고 있다고 설명한다"며 "젠투 측이 PBS(프라임 브로커리지 서비스) 제공자와 계약을 하면서 AUM(운용자산)이 1조원 밑으로 빠지면 대출을 환수하는 트리거 조항을 맺었는데, 환매 자금이 빠져나가면 AUM이 줄고 대출이 환수될 위험이 있어 지연시키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단 자금 회수를 위해 대응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젠투는 2008년 한국계 신모 대표가 설립한 헤지펀드 운용사로, 홍콩 현지 매체 등을 통해 '베스트 헤지펀드 운용사' 등으로 선정되는 등 활발히 활동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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