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 넣을 돈은 없고…" 공모주 펀드로 눈돌리는 사람들

머니투데이 김태현 기자 2020.07.03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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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우 SK바이오팜 사장(왼쪽 5번째)및 주요 내빈들이 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진행된 코스피 신규상장 기념식에서 시초가 확인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조정우 SK바이오팜 사장(왼쪽 5번째)및 주요 내빈들이 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진행된 코스피 신규상장 기념식에서 시초가 확인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SK바이오팜 (91,700원 ▼800 -0.86%)의 성공적인 코스피 시장 데뷔로 공모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그러나 제한된 공모주 수량과 청약에 필요한 현금 조달 등 높은 공모주 청약 장벽에 공모주 펀드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설정액도 크게 늘었다.



그러나 공모주 펀드로 기대만큼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긴 어렵다. 공모주 펀드에서 공모주가 차지하는 비중이 30% 이하로 적은데다 또 상장 당일 매도해 수익을 내는 운용 방식 탓에 이후 주가가 추가 상승하더라도 수익률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공모펀드 죽 쑤는데…공모주 펀드 나홀로 성장
3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총 110개 공모주 펀드의 설정액은 2조699억원이다. 최근 한 달 사이 5784억원이 급증했다. 같은 기간 전체 주식형 펀드의 설정액이 3조3557억원 줄어든 47조5031억원을 기록한 반면 나홀로 성장했다.



공모주 펀드의 인기는 하반기 줄줄이 예정된 IPO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전날 상장한 SK바이오팜의 경우 지난 23일부터 이틀 간 진행된 공모주 청약 기간 약 31조원의 자금이 몰리며 323.03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역대 최고 경쟁률이다.

아이돌 'BTS'(방탄소년단)의 소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카카오게임즈 등이 IPO를 기다리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로 예적금 금리가 바닥으로 떨어진 상황에서 공모주나 공모주 펀드를 통해 단기 수익을 노리는 투자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신규 상장한 기업들의 첫날 주가를 살펴보면 대부분 100%를 넘었다. 5월 드림씨아이에스 (2,985원 ▼75 -2.45%)가 104.6%, 6월 에스씨엠생명과학 (3,110원 ▲115 +3.84%)이 112.3%, 엘이티 (5,300원 ▲120 +2.32%)가 159.6% 급등했다.


낮은 비중·당일 매도방식…"수익률 눈높이 낮춰야"
그러나 공모주 펀드로 이 같은 신규 상장 수익률을 기대하는 건 무리다. 공모주 펀드가 가진 구조적 한계 때문이다. 공모주 펀드는 평상시에는 자산의 45% 이상을 채권으로 담은 채권펀드로 운용하다가 공모주 이슈가 있을 때 공모주를 담는다.

자본시장법에 따라 공모주식의 10% 가량은 비우량채권이나 코넥스 상장주식을 45% 이상 담은 하이일드펀드에 우선 배정된다. 그러다 보니 실제 펀드에 담을 수 있는 공모주 수량도 많지 않고, 펀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미미한 편이다.

또 공모주 펀드의 경우 통상 신규 상장 직후 당일 매도하는 운용 전략을 사용한다. 주가 추가 상승을 통한 수익률 확대도 기대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올해 초 잇단 신규 상장에도 공모주 펀드의 6개월 수익률은 1.2%로 국내 채권형 펀드(1.3%)과 비슷하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신규 상장처럼 높은 기대수익률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며 "채권펀드 투자하면서 추가 수익률을 얻는다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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