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있어도 못사는 주식 'SK바이오팜'…목표주가 의미 없다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강민수 기자, 조준영 기자 2020.07.03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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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우 SK바이오팜 사장(왼쪽 다섯번째) 및 주요 내빈들이 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진행된 코스피 신규상장 기념식에서 시초가 확인을 기다리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조정우 SK바이오팜 사장(왼쪽 다섯번째) 및 주요 내빈들이 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진행된 코스피 신규상장 기념식에서 시초가 확인을 기다리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SK바이오팜 (82,700원 ▼1,700 -2.01%)이 상장 첫 날 상한가로 직행하며 ‘따상’에 성공했다. ‘따상’은 공모시장 투자자들이 사용하는 은어로 신규 상장종목이 거래 첫 날 공모가의 ‘2배 가격’으로 시초가를 형성한 뒤 ‘상한가’까지 치솟는 현상을 말한다. 매수 잔량은 2000만주 이상 쌓였다. SK바이오팜 공모주를 놓친 대부분의 투자자는 주식을 사고 싶어도 살 수 없었다. SK바이오팜 주가 향방에 관심이 집중된다.

SK바이오팜은 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공모가(4만9000원)의 2배인 9만8000원에 시초가를 형성했다. 신규 상장 기업의 거래 첫 날 시초가(시가)는 개장 전 동시호가에 따라 공모가의 90~200% 사이에서 결정된다. 시초가 9만8000원은 SK바이오팜이 찍을 수 있는 최고 가격이다. 이어 개장과 동시에 가격제한폭까지 오르며 상한가에 진입, 시초가 대비 2만9000원(29.59%) 오른 12만7000원에 도달했다. 이 가격은 장 마감 때까지 이어졌다. 시가총액은 9조9458억원으로 이날 종가 기준 26위에 오르며 아모레퍼시픽을 제쳤다.



이 날 ‘따상’은 유가증권시장 종목 중 주식시장 가격제한폭이 ±30%로 바뀐 2015년 6월 15일 이후 두 번째다. 2015년 6월 23일 신규 상장한 SK D&D(SK디앤디 (11,550원 0.00%))가 처음 기록했다. 둘 다 SK그룹 계열사라는 점이 눈에 띈다.

이날 8시 50분부터 진행된 상장기념식은 수십 명의 인파가 몰리며 진풍경을 이뤘다. 이날 행사에는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이사,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박장호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대표이사 등 대표 주관사와 공동주관사 사장들이 참석했다. 안상환 한국IR협의회 회장, 이기헌 상장회사협의회 부회장 등도 자리했다.



기념식의 하이라이트로 꼽히는 ‘매매개시 확인’ 순서에서 10초의 카운트다운 끝에 시초가 9만8000원을 확인한 관중들과 관계자들은 탄성을 질렀다.

조정우 SK바이오팜 대표이사는 이 자리에서 “꿈을 꾸고 있는 듯하다. 직원들과 20여 년 간 함께한 모든 어려움이 한순간에 잊혀 지는 것 같다”며 “SK바이오팜은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개척해왔고 앞으로도 개척해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삼성증권과 유진투자증권은 SK바이오팜의 목표주가를 각각 10만원, 11만원으로 제시했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뇌전증 치료제 Xcopri 미국내 마케팅 비용, Xcopri 적응증 확대 및 파이프라인 임상 진행에 따른 연구개발 비용 증가로 단기 실적 모멘텀은 약할 것으로 전망한다“면서도 ”Xcopri 미국 발매 이후 주요 대형 보험사 등재, 수면장애 치료제 Sunosi 우울증 관련 주간 과다졸림증에 대한 임상 3상 개시 등은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증권은 SK바이오팜의 올해 매출액이 633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Xcopri 미국 마케팅 등의 효과가 의미있게 나타나는 시점은 2024년으로 전망했다. 2024년 예상 매출액은 7784억원으로 올해부터 연간 87%의 고성장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SK바이오팜 목표주가 11만원 산정에 경쟁 업체인 벨기에 UCB의 고성장 시기 가치를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UCB는 2005년부터 순수 제약·바이오 업체로 높은 평가를 받기 시작했는데, 당시 매출액 대비 시가총액인 PSR(주가매출비율)은 5배 수준이었다. SK바이오팜의 매출액은 2030년까지 최소 1조8000억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PSR 5배를 적용하면 적정 시가총액은 9조원, 한 주당 11만원이다.

한 연구원은 “SK바이오팜은 그룹차원에서 바이오에 투자하는 회사로 바이오산업은 대규모 투자를 오랜 기간 할 수 있다면 성공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수급 이슈는 보통 상장후 3~4개월이 지나면 펀더멘털을 찾아가려는 노력을 하기 때문에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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