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이스타에 "열흘 내 부채 해결 못하면 계약파기"

머니투데이 주명호 기자 2020.07.02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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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이스타에 "열흘 내 부채 해결 못하면 계약파기"


제주항공 (10,840원 ▲20 +0.18%)이 이스타항공에 이달 15일까지 체불임금 등을 비롯한 부채를 모두 해결하지 못하면 계약을 파기하겠다고 통보했다. 이스타항공이 해당 문제를 해결할 자금 여력이 '제로(0)'인 만큼 사실상 계약파기 수순을 밟게 될 것으로 보인다.

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전날 이스타항공에 영업일 기준으로 10일 이내 선행조건을 총족하지 못할 시 주식매매계약(SPA)을 해지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공문에는 △타이이스타젯에 대한 보증 약 373억원 △이스타항공 임직원 체불임금 약 240억원 △각종 미지급금(조업료·운영비 등) 약 200억원 등 총 800여억원의 부채를 해소하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완전자본 잠식에 빠진 이스타항공으로서는 제주항공이 요구한 사항을 이행할 능력이 전혀 없는 상황이다. 인수 협상 갈등의 단초를 제공한 체불임금만도 이스타항공 자체적으로 해결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이스타항공의 대주주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가족 보유 지분을 회사에 넘기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스타항공은 해당 지분 매각대금(약 410억원 추산)으로 체불임금 등을 해소하겠다고 했지만 제주항공으로서는 이를 수용하지 않기로 한 셈이다.



매각이 무산되면 이스타항공은 청산 수순을 밟게 될 가능성이 높다. 정부지원을 담당하는 산업은행 등은 이스타항공을 회생불가 기업으로 판단해 개별 자금지원도 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도 앞서 기자회견을 통해 "회사가 살 수 있는 방법은 제주항공의 인수 밖에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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