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상 日국회에 두자"던 변호사, 도쿄도지사 도전

머니투데이 김주동 기자 2020.07.03 0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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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도가 오는 일요일(5일) 도지사 선거를 치르는 가운데, 22명이나 되는 후보자 중에는 한국에도 몇 차례 소개된 인물이 있다. 주요 야 3당의 지원을 받는 우쓰노미야 겐지이다. 일본변호사연합회 회장 출신인 그는 "일본국회에 소녀상을 세울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한 인터뷰에서 밝힌 적도 있다.



5일 치를 도쿄도지사 선거 후보로 출마한 우쓰노미야 겐지 일본변호사연합회 전 회장 5일 치를 도쿄도지사 선거 후보로 출마한 우쓰노미야 겐지 일본변호사연합회 전 회장


우쓰노미야 전 회장은 이번 도쿄도지사 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따로 후보를 내지 않은 입헌민주당, 공산당, 사민당이 지원한다. 주요 공약으로는 △코로나 대응 강화 및 이로 인한 휴업 등 보상 △카지노 유치 계획 중단 △학교급식 완전 무료 △도 운영 주택 건설 등을 내세운다.

그의 도전이 눈길을 끄는 건 한국과 관련된 이력 때문이다.



일본변호사연합회 회장이던 지난 2010년, 우쓰노미야는 대한변호사협회와 함께 '일본이 법안을 만들고 피해 보상을 해야 한다'는 내용의 공동선언을 이끌어낸 바 있다.

위안부, 강제징용 피해자 등에 대한 그의 생각은 여전히 현 아베 신조 정부의 입장과 맞선다.

지난해 11월28일 일본 경제매체 '비즈니스저널'과 인터뷰에서는 강제징용 문제의 본질을 "인권침해"라고 단언했다. 한국 대법원에서 배상소송 패소한 신일본제철이 과거 강제징용 노동자들에게 가혹한 환경에서 노동을 강요하고, 임금도 지급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또 우쓰노미야 전 회장은 중국인 강제노동자들이 2007년 일본 내 소송에서 대법원이 "청구권이 없다"는 입장과 별개로 기업의 배상 권고를 한 것처럼 일본이 기금을 통해 배상 및 사과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교육 차원에서 소녀상과 강제징용 피해자 동상을 일본국회 등에 세울 필요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도쿄도지사 후보들 포스터. /사진=AFP도쿄도지사 후보들 포스터. /사진=AFP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 우쓰노미야 전 회장의 승산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재선을 노리는 고이케 유리코 현 지사의 지지율이 워낙 높기 때문이다.

도쿄신문이 지난달 26~28일 지역 여론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우익 성향의 고이케 지사의 지난 4년에 대해 80.6%는 긍정적이라고(좋다+비교적 좋다) 평가했다. 심지어 우쓰노미야 후보를 밀고 있는 입헌민주당의 지지자들 중 절반 이상은 고이케 지사에게 투표하겠다고 했다.

마이니치신문은 2일 이번 선거에서 야당들이 내년 10월 중의원 선거 때 '야당 공동대응' 주도권을 놓고 신경전을 펼친다고 보도했다. 2등 싸움을 한다는 얘기다.

2위권으로 꼽히는 후보 중에는 한국영화 '역도산'에 출연한 배우 출신의 야마모토 다로 레이와신센구미 대표가 있는데, 국민민주당은 그를 지지하고 있다.

야당이 내년 중의원 선거를 제대로 치르려면 거대정당인 자민당에 맞서 연합을 해야 한다. 입헌민주당 내에선 이번 도쿄도지사 선거에서 2위를 못 만들면 내년 선거 과정에서 목소리를 충분히 내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마이니치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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