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유성구의 코로나 진단키트 제조업체 '솔젠트' 직원들은 지난 6주 동안의 경험을 잊을 수 없다. 코로나19(COVID-19) 사태로 밀려드는 주문을 감당하지 못해 골머리를 앓던 중 삼성전자 스마트공장 지원센터 전문가들의 공정 개선 과외를 받고나서 생산성이 73% 늘었다. 주당 1만1900개에 그쳤던 생산량은 2만571개로 치솟았다.
솔젠트는 수입에 의존했던 진단키트 용기를 국산화해 원가도 55% 절감했다. 기존 용기를 일체형 구조로 설계하면서 용기 불량률은 40% 떨어뜨렸다. 석도수 솔젠트 대표이사는 "진단키트는 제품 특성상 수작업이 많아 이렇게까지 생산성을 높일 수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삼성전자가 먼저 손을 내밀지 않았다면 이런 성과를 기대조차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솔젠트 외에 코젠바이오텍, SD바이오센서 등이 삼성전자의 도움을 받았다. 충북 청주의 SD바이오센서는 삼성전자 전문가 23명과 4주 동안 함께 일하며 총 146개 과제를 개선하고 하루 키트 생산량을 10만개가량 늘렸다. 서울 금천구 코젠바이오텍도 다음달 말까지 삼성전자 전문가들과 총 40개 과제를 개선해 주당 5600키트에 그치는 생산량을 1만키트로 79% 끌어올린다.
삼성전자는 2015년부터 추진했던 스마트공장 사업을 2018년부터 중소·중견기업에 필요한 종합지원 활동으로 발전시켰다. 이는 이 부회장이 주도해 2018년 8월8일 발표한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방안'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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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의 동반성장 철학이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가시적 성과로 나타난 것이라고 분석한다. 이 부회장은 지난 2월에도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긴급 지원을 발표하면서 "국민의 성원으로 성장한 삼성은 지금 같은 때 마땅히 사회와 같이 나누고 함께 해야 한다"며 "이번 일로 고통 받거나 위기 극복에 헌신하시는 분들을 위해 미력하나마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멘토들이 코로나19 진단키트 제조업체 코젠바이오텍의 냉동고 온도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을 테스트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는 2015년 120개, 2016년 479개, 2017년 487개, 2018년 505개, 지난해 570개의 기업을 대상으로 스마트공장 구축 사업을 완료했다. 5년 동안 2000개가 넘는 중소·중견기업이 삼성전자 노하우를 전수받은 셈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3월 마스크 공급 대란 당시에도 마스크 생산업체 4곳에 스마트공장 구축 전문가를 파견해 생산성을 50% 이상 끌어올렸다. 지난달에는 지원범위를 해외로 확대, 폴란드 마스크 제조업체 '프탁'에 설비·제조전문가들을 파견해 마스크 생산량을 하루 2만3000장에서 6만9000장으로 3배 늘렸다.
지금도 코로나19 극복에서 핵심인 마스크, 진단키트, 손소독제, 눈 보호구 관련 중소기업 30여곳이 삼성전자의 공정 개선 지원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