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인상을 놓고 유통업계가 시끄럽다. 노동자측에서는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며 파업 예고까지 하고 나섰고, 경영주는 "같이 살자"며 내년 최저임금을 삭감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勞 "임금 인상해야"
홈플러스 강서 본사 /사진제공=홈플러스
노사는 지난 4월 23일부터 1차 본교섭을 시작으로 총 9차례 교섭을 진행했지만 접점을 찾지 못했다. 노조는 임금 18.5% 인상을 요구했고 사측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다. 홈플러스 노조는 "18.5%를 전부 인상해야 최저시급 1만원 수준인 월 기본급 209만원이 된다"면서도 "회사 사정을 감안해 수정안을 준비했지만, 사측이 임금협상을 거부해 협상이 결렬됐다"고 주장했다.
使 "창사 이래 가장 큰 위기…우리도 같이 살자"경영난을 겪는 오프라인 유통업체 입장에선 노조의 요구가 버겁게 느껴진다. 홈플러스의 경우 지난해 영업익이 전년 동기 대비 38.39% 감소한 1602억원, 당기순손실은 5322억원으로 창사 이래 가장 큰 규모 손실을 냈다.
이에 따라 처음으로 임원 임금 자진 삭감까지 나선 홈플러스는 노조 입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올해 코로나19에 따른 실적악화까지 고려하면, 노조측 요구를 다 들어줄 경우 1조원 넘는 적자를 기록할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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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 인상 문제는 대기업뿐 아니라 영세 자영업자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친다. 임금을 줘야하는 편의점 가맹점주들은 "최저임금을 삭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CU,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등 편의점주들의 모임인 한국편의점주협의회는 이날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저임금을 줄 수 있는 능력이 없다"며 삭감을 요구했다.
편의점주협의회에 따르면 지난해 편의점 가맹점 연평균 매출은 5억8000만원이다. 여기에 점포 운영비, 가맹본부 로열티 등을 제외하고 남는 월 수익은 최저임금(월급으로 환산 약 180만원)의 절반 수준인 99만원에 불과하다.
최종열 CU가맹점주협의회장은 "벼랑 끝내 내몰린 자영업자들의 현실을 반영하고 모든 경제 주체가 위기를 함께 극복할 수 있도록 최저임금을 삭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U,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등 편의점주들의 모임인 한국편의점주협의회는 2일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저임금을 줄 수 있는 지불 능력이 없다"며 최저임금 삭감을 요구했다. /사진제공=한국편의점주협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