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미국 스타트업 펀드에 250억원 투자…미래차 기술확보

머니투데이 최석환 기자 2020.07.0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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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가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제품 전시회 '2020 CES'에서 현지 스타트업과 관계자들을 초청해 자율주행·전동화 등 미래차 개발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사진제공=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가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제품 전시회 '2020 CES'에서 현지 스타트업과 관계자들을 초청해 자율주행·전동화 등 미래차 개발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사진제공=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가 미국 스타트업 투자펀드에 출자해 미래차 기술 선점에 나선다.

2일 현대모비스 (238,000원 ▼4,500 -1.86%)는 미국 실리콘밸리 요소기술 전문 테크펀드인 ‘ACVC파트너스’와 ‘MOTUS벤처스’에 총 2000만달러(한화 약 25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ACVC파트너스’와 ‘MOTUS벤처스’가 발굴한 기업들은 주로 차세대 센서와 생체인식, 로보틱스 분야의 북미 스타트업들이다. 1~2년 내에 상용화하긴 어렵지만 미래차 시장에서 유망기술로 손꼽히는 분야다. 특히 이들 펀드는 대학 연구소와 리서치 기관의 유망 기술을 초기 발굴하는 안목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투자 기업들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지원에도 적극적이다.

현대모비스는 초기 단계부터 스타트업과 협업 가능한 생태계를 조성하면서 스타트업의 기술이 고도화되면 대규모 지분투자를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이번 결정으로 자율주행과 전동화, 커넥티비티(연결성)로 대표되는 미래차 전략에 필요한 글로벌 우군들을 선제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현대모비스는 그동안 매년 1조원 규모의 연구개발비를 투자하며 경기도 마북기술연구소와 글로벌 4곳의 해외연구소를 중심으로 독자적인 기술확보에 주력해왔다.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레이더 센서를 2018년 독자기술로 개발한 데 이어 상용차용 카메라시스템, 인캐빈(차량내부) 센싱기술도 자체 확보했다.

아울러 핵심기술 조기 확보를 위해 국내·외 선도업체에 대한 직접적인 투자도 병행해왔다. 2018년 딥러닝 기반 카메라 센서업체인 스트라드비젼(한국)에 대한 투자를 시작으로 지난해엔 글로벌 라이다 선도기업인 벨로다인에 600억원을 투입하며 내년 상용화를 목표로 고해상도 라이다 센서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현대차그룹과 미국 자율주행 전문업체 앱티브(APTIV)와의 조인트벤처 설립을 위해 직접 투자에 나서기도 했다.


현대모비스는 이번에 벤처캐피탈(VC) 펀드 간접투자를 실시하며 기술확보 전략을 가속화하게 됐다. 간접투자는 기술협력과 공동개발을 목적으로 하는 직접투자와 달리 VC펀드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방식이다.

글로벌 완성차와 부품사들도 각사의 전략에 따라 핵심기술 소싱을 위해 다양한 VC펀드에 투자하고 있다. 각 펀드의 강점과 네트워크를 활용해 정보를 획득하고 기술 동향을 파악할 수 있어서다.

실제로 최근 유니콘(Unicorn·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 기업)으로 성장한 해외 승차공유업체와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솔루션 제공업체의 경우 글로벌 완성차와 대형 부품사들의 초기 간접 투자가 견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모비스도 VC펀드 출자를 통해 미래차 요소기술을 보유한 해외 스타트업을 중장기적으로 발굴해 육성하고, 다양한 협업기회를 바탕으로 중장기 연구개발 전략에도 접목할 방침이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독자기술 추진, 글로벌 선도기업 직접 지분투자, VC펀드 출자의 3박자 투자를 통해 안정적인 기술 확보 토대를 마련했다"며 "올해엔 유럽 등 다른 글로벌 지역의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해 투자와 협업을 더 확대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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