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자산개발 아우른 강희태號 롯데쇼핑, '복합쇼핑몰' 사수나서

머니투데이 장시복 기자 2020.07.01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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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례적 전격 교체, 오프라인 유통 재편 일환...더 세진 유통규제 총체적 대응, 폐점 부지 복합개발도 검토할듯

롯데몰 김포공항점/사진제공=롯데몰롯데몰 김포공항점/사진제공=롯데몰


롯데그룹의 유통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강희태 부회장이 복합쇼핑몰을 운영하는 롯데자산개발까지 직접 진두지휘하게 되면서 '오프라인 생존 전략'을 새롭게 짤 것으로 보인다.

1일 유통 업계에 따르면 강 부회장이 롯데쇼핑에서 '원 톱' 체제를 구축한데 이어 롯데자산개발 대표까지 겸직하게 되면서 그룹 내 오프라인 유통 사업의 대대적인 구조 재편 작업이 본격 시동을 걸게 됐다.



정기 인사 시즌이 아님에도 최고 경영진이 '전격 교체'를 통해 포스트 코로나 대비가 시급하다는 시그널을 보낸 것으로도 풀이된다.

2001년 케이비수림으로 설립돼 2007년 롯데 품으로 들어온 롯데자산개발은 현재 롯데지주 (25,200원 ▼200 -0.79%)(60.47%)와 롯데물산(32.34%), 호텔롯데(7.19%)이 지분을 보유 중이다.



국·내외 부동산 개발과 복합쇼핑몰 사업을 영위하는 롯데자산개발은 지배 구조상으로 보면 롯데쇼핑과 거리가 있어 보이지만, 실질적으론 매우 밀접한 관계다. 잠실 롯데월드몰과 롯데몰 은평·수지·김포공항·수원 등에서 사업을 벌이고 있다.

당장 이번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압도적 승리를 거둔 집권 여당의 1호 공약이 '복합쇼핑몰 규제'였던 만큼, 강 부회장이 '컨트롤 타워'를 맡아 총괄적으로 대응할 필요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실제 이동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대기업 계열 복합쇼핑몰·백화점·면세점·전문점과 체인점포를 의무휴업과 영업시간 제한 대상에 포함하는 유통산업발전법 일부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며 행동에 들어갔다.


유통 업계 관계자는 "현재 '180석'에 가까운 의석을 차지한 여당이 복합쇼핑몰 등 골목 상권과 밀접한 대기업 유통 사업을 집중 규제 타깃으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며 "개별 법인이 아닌 그룹 차원에서 리스크 관리를 할 필요가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여기에 롯데쇼핑이 올해부터 오프라인 점포 구조조정을 본격화하는 과정에서 롯데자산개발의 주전공인 '부동산 개발·투자' 노하우를 접목할 필요성도 내부적으로 높아졌다는 관측이다.

롯데쇼핑은 3~4년간 700여개 오프라인 점포 가운데 30% 수준인 200여개의 비효율 점포를 정리해 수익성을 개선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일부 폐점 점포 부지에 주상복합이나 오피스를 짓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유통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이나 마트 부지들이 통상 기반이 잘 갖춰진 도심 내 금싸라기 땅에 위치해 부동산적 가치가 높은 편"이라며 "주택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어서 사업성 검토가 충분히 이뤄질 수 있다"고 했다.

이미 롯데쇼핑은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택건설사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했다. 실제 롯데쇼핑과 롯데자산개발이 협력해 광주광역시 첨단지구의 롯데슈퍼 부지를 '힐스테이트 첨단' 주상복합으로 개발해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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