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에 비말마스크 있다더니…"안들어왔어요"

[서울=뉴시스]김병문 기자 = 24일 오후 서울 성동구 이마트 성수점에서 비말 차단용 마스크를 구매하려는 시민들이 번호표와 마스크를 맞바꾸고 있다. 2020.06.24. [email protected]

비말차단용 마스크의 편의점 오프라인 판매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미 판매를 시작한 GS25를 비롯해 1일부터 CU,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등도 마스크 판매에 돌입했다.

하지만 현장 구매는 쉽지 않았다. 기자가 당일 오후 2시30분부터 편의점이 가장 많은 곳 중 하나인 서울 선릉역 부근 편의점 7곳을 돌아봤지만 비말마스크를 살 수 없었다. 대부분은 입고조차 되지 않았고, 판매 중이었던 한 곳도 이미 다 팔린 상태였다.

편의점 점주들 "비말마스크 재고 묻는 고객 문의 쏟아져…발주조차 어렵다"

1일 오후 3시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한 편의점 매대. 보건용 KF마스크가 쌓여있다./사진=이강준 기자

'비말마스크 판매하냐'는 기자의 질문에 편의점 점주들은 당혹해하거나 다소 피곤해하는 반응이었다. 전날부터 비말마스크 오프라인 판매가 이뤄진다는 언론 보도를 보고 점포를 방문하는 고객들의 문의가 쏟아졌기 때문이다.

서울 강남구에서 세븐일레븐 점포를 운영하고 있는 점주 A씨는 "이번주 금요일(3일)은 돼야 비말마스크를 팔 수 있을 것"이라며 "어제부터 20명에 가까운 고객들의 재고 문의가 이어졌다. 재고 주문이 제대로 되지도 않아 설명하기 막막했다"고 말했다.

GS25, CU,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등은 모두 이날부터 웰킵스 KF-AD 비말차단용 마스크를 전점에서 구매할 수 있다고 했지만 정작 점주들은 마스크 재고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인근 이마트24 점주 B씨도 "다음주 목요일(9일)쯤 되어야 비말마스크를 발주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재고 자체가 너무 적으니까 도저히 확보할 수가 없다"고 답했다.

결국 기자는 총 7곳의 편의점 점포를 한 시간 넘게 돌았지만 마스크를 구할 수는 없었다. 마지막으로 방문한 CU 매장에서는 "(비말)마스크가 있었지만 40분쯤 전에 이미 다 팔렸다"는 점장의 답변을 들었다.

마스크를 산 사람들은 어떻게 알고 사갔냐고 물으니 해당 점장은 "오전부터 네다섯명의 고객이 찾아와서 '오늘 마스크 언제들어오냐'고 묻길래 '오후 3시 전후로 들어온다'고 답했다"며 "그 시간에 맞춰 마스크를 사갔다"고 설명했다.

비말마스크 대란은 당분간 지속…마진율 낮아 생산 확대 쉽지 않아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급증하고 있는 25일 오전 대구 북구 침산동 이마트에서 시민들이 우산을 쓰고 마스크를 구입하기 위해 줄지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2020.02.25. [email protected]

비말마스크 대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보건용 KF 마스크에 비해 비말차단 마스크는 마스크 제조사에게 돌아가는 마진이 낮아 무한정 생산을 확대하기 어렵고, 여름철이 지나면 다시 KF 마스크의 인기가 높아질 것이란 예측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마스크 생산단가 문제도 크다. 마스크 주 재료인 MB(멜트블론)필터, 부직포 등 원자재 값이 최대 8배까지 비싸졌다. 업체 입장에선 소비자가격 기준 500원 가량의 비말마스크보다 1500원짜리 공적마스크, KF94 마스크를 판매하는 것이 더 이득인 셈이다.

마스크 업계 관계자는 "비말차단용 마스크는 여름철 한철 장사다"라며 "어느 제조사가 마진이 낮은 마스크를 팔겠다고 기존 KF 마스크를 포기하고 생산량을 대폭 늘리겠나"라고 지적했다.

웰킵스 관계자는 "국민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생산단가만 고려해 마스크를 만들지는 않는다"며 "시장 추이를 신중히 검토해 추후 생산량 확대를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