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 /사진=이기범 기자
다만 현상 분석에 여야 간 시각 차가 나타났다. 윤 총장이 기존에 야권 대권주자로 거론되던 인물들을 모두 누르고 올라서자 야권은 그 원인을 추미애 법무부장관에게서 찾았다. 반면 여권은 단순히 야권의 '인물 부족'이 낳은 단발적인 현상으로 봤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사진 왼쪽)과 윤석열 검찰총장 /사진=이기범 기자
하태경 미래통합당 의원은 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진행자로 출연해 "추 장관이 지금 마치 윤석열 선거대책본부장 같다"며 "추 장관이 대선 후보로 뜨고 싶은데 잘 안 되고 있어서 계속 반응이 격해지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하 의원은 대담자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야당이 오히려 (윤 총장을 대권 주자로) 키우고 싶어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자 "야당 후보들이 (윤 총장을) 키우고 싶어 하겠느냐, 경쟁자인데"라고도 말했다. 윤 총장에게 어느 정도 야권 주자로서 저력이 있을 것이라는 인식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보수 야권 인사인 윤상현 무소속 의원도 같은 날 페이스북에 윤 총장의 '야권 주자 1위' 등극에 "정부여당의 오만독선에 대해 국민이 거부권을 행사한 것"이라고 논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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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의원은 "야권에 유력한 대선주자가 드러나지 않은 데서 비롯된 보수층의 갈증과 착시"라면서도 "정부 인사들의 안하무인식의 언행에 대한 반대 급부"라고 말했다.
윤 의원은 특히 "적폐 청산에 앞장서 문재인 정부의 탄생에 기여한 공로로 이 정부가 검찰총장으로 임명한 윤 총장이 통합당 지지층에게 절대적 지지를 받았다는 것을 정부 여당 입장에서 심각하게 받아들여야한다"고 주장했다.
김무성 전 통합당 의원은 이를 야권에 긍정적인 신호로 평가했다. 김 전 의원은 이날 '더 좋은 세상으로' 2차 세미나 후 기자들과 만나 "윤 총장을 때릴수록 더 커질 것"이라며 "(통합당에) 큰 자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권 "윤석열이 대권? 기막힌 일…총장 일이나 잘해라"
여권은 이른바 '윤석열 대권론'을 단기적인 현상으로 보면서도 윤 총장의 정치적 행보는 경계하는 모습이다. 야권의 고질적인 '구인난'에 최근 황교안 전 통합당 대표의 잔상이 겹친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나타났다.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추 장관이 때려서 윤 총장의 대권 지지율이 올랐다는 평가는 겉으로 드러난 결과론적 사실만 본 원인을 잘못짚은 분석"이라고 썼다.
김 의원은 "윤 총장이 정치적으로 무리한 수사를 해 추 장관과 자꾸 충돌해 지지율이 올라간 것은 맞다"며 "그동안 왜 이렇게 무리하게 수사 지휘를 하는지 이유를 알 수 없는데 정치적 이유는 아닐 것이라고 믿고 싶다"고 했다.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도 같은 날 CBS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서 "(윤석열 대권론은) 참 기가 막힌 일"이라며 "총장이라는 지위에서 비롯된 지지율은 거품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최 대표는 "대한민국 보수를 자임하는 분들의 정치적 지지 의사가 갈 곳을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정부와 맞서는 것으로 보이는 사람에게 관심이 집중되는 데서 비롯된 현상 같다"고도 말했다.
서영교 민주당 의원은 1일 YTN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대통령의 임명을 받은 검찰총장이 야권 대선 후보로 여론조사 명단에 들어간 건 의아하다"며 "오죽하면 야권에 대통령 후보가 없지 않냐는 내용도 맞다는 뜻"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윤 총장처럼 검사 출신이었던 황교안 전 통합당 대표를 함께 겨냥해 "제가 보기엔 검사를 하면서 검찰총장으로 올라온 사람들, 검사를 하면서 법무부 장관이 된 사람들은 자기 영역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대권 주자 첫 등장에 3위 윤석열…홍준표·황교안·오세훈 제쳐
/자료=리얼미터
이 조사는 지난달 22~26일 전국 18세 이상 성인 6만1356명에게 접촉해 최종 2537명이 응답을 완료, 4.1%의 응답률을 나타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1.9%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와 리얼미터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