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명 노예 부린 인종차별주의자"…조지 워싱턴 동상 페인트 테러

머니투데이 정회인 기자 2020.07.01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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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욕시의 워싱턴 스퀘어 공원에 있는 미국 초대 대통령 조지워싱턴 상이 빨간색 페이트로 훼손된 모습. EPA/사진=뉴욕시의 워싱턴 스퀘어 공원에 있는 미국 초대 대통령 조지워싱턴 상이 빨간색 페이트로 훼손된 모습. EPA


미국 백인 경찰의 강압에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한 가운데 미국 전역에서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동상이나 조각을 훼손하는 방식으로 격화되고 있다.

지난 달 30일(현지시간) 인디펜던트지에 따르면 전날 오전, 미국 뉴욕시의 워싱턴 스퀘어 공원 입구에 있는 조지 워싱턴 상이 빨간색 페인트로 훼손된 채 발견됐다. 이 상은 조지 워싱턴이 대통령으로 취임한 모습으로 워싱턴의 취임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지난 1889년 세워졌다. 워싱턴은 미국 '건국의 아버지'이자 초대 대통령이다.



해당 사건을 접수한 뉴욕 경찰 당국은 즉시 폐쇄회로(CC) TV 조사에 나서 남성 용의자 두 명을 인지하고 "용의자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거나 신고하는 사람에게 현상금 2500달러(한화 약 300만원)을 주겠다"고 밝혔다. 용의자 두 명은 사건 당시 모두 가면을 쓰고 이동했기 때문에 정확한 신원 파악이 어려운 상황이다.

/사진=트럼프 대통령 트위터/사진=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한편 미국 내 인종차별과 경찰 폭력에 항의하는 시위에서는 동상 훼손이 잇따르고 있다. 일부 사람들은 조지 워싱턴 역시 100명의 노예를 거느린 인종차별주의자였다고 주장하며, 이에 항의하는 의미로 동상이나 조각을 훼손하고 있다.



지난 달 14일 시카고 남부의 워싱턴 공원에 있는 116년 된 조지 워싱턴 기념 동상 역시 낙서로 훼손돼 경찰이 조사 중이다. 같은 달 25일에는 미국 미니애폴리스에서 백인 경찰의 과잉진압에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한 이후 남부연합군 지도자들 동상을 철거하고, 남부 연합군 장군의 이름을 딴 군 기지를 개명해야 한다는 요구가 빗발쳤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반대를 표하며 제동을 걸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남부 연합군 지도자 동상들도 국가의 유산이라며 철거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지난 달 30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맨해튼에 위치한 조지 워싱턴 상에 페인트 통을 던진 두 무정부주의자들을 추적 중에 있다"며 "그들은 징역 10년 이하의 중형에 처해질 것이다. 즉시 자수하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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