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바·셀트리온 판 기관, SK바이오팜 환승?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2020.07.01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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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포인트]

조정우 SK바이오팜 대표가 지난달 15일 개최한 IPO(기업공개) 온라인 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SK바이오팜조정우 SK바이오팜 대표가 지난달 15일 개최한 IPO(기업공개) 온라인 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SK바이오팜


올해 최고 IPO(기업공개) 대어로 꼽히는 SK바이오팜의 상장을 하루 앞두고 제약·바이오 종목들의 주가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주요 기관들이 SK바이오팜 매수를 위해 다른 제약·바이오 종목의 비중을 줄이면서 주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1일 오전 11시30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1%대 강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주요 제약·바이오 종목들의 주가는 대부분 하락하고 있다. 대장주인 삼성바이오로직스 (790,000원 ▲14,000 +1.80%)는 전일 대비 4000원(0.52%) 하락한 77만1000원에 거래 중이고, 셀트리온 (177,100원 ▲6,100 +3.57%)도 0.2~0.3% 약보합세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를 차지하는 주요 제약·바이오 종목도 마찬가지다. 셀트리온헬스케어 (75,900원 ▼4,500 -5.60%)는 전일 대비 600원(0.55%) 하락한 10만7800원에 거래 중이고 에이치엘비 (97,300원 ▲4,100 +4.40%)는 2%, 셀트리온제약 (91,900원 ▲4,100 +4.67%)은 1%대 하락 중이다. 알테오젠 (176,200원 ▲15,400 +9.58%)도 약보합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날 뿐 아니라 최근 일주일 간 제약·바이오 종목의 주가는 부진하다. 지난달 24일부터 30일까지 코스피 의약품 지수는 3.63%, 코스피200 헬스케어 지수는 4.26%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 하락률(-1.07%)을 밑도는 성적이다. 코스닥 제약지수 역시 최근 일주일 수익률이 -5.12%로 코스닥 지수(-2.03%)보다 부진하다.

제약·바이오의 부진은 공교롭게도 SK바이오팜 청약 전후로 나타났다. SK바이오팜은 지난달 23~24일 일반청약을 실시했는데, 청약 증거금으로 약 31조원이 몰려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 이전까지 지난달 1~23일 동안 코스피 의약품 지수는 30.07%, 코스닥 제약 지수는 14.93% 급등했지만 SK바이오팜 청약 이후로 수익률은 급격히 꺾였다.

그동안 주가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영향일 수도 있지만 일각에서는 주요 기관들이 SK바이오팜을 추가로 매수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포트폴리오 조정에 나서면서 주가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최근 일주일 간 기관은 셀트리온 주식 1247억원 어치를 순매도 했는데, 이 기간 두번째로 많은 금액이었다. 셀트리온헬스케어(566억원) 알테오젠(333억원) 휴젤(277억원) 등도 순매도했다. 이 기간 외국인도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을 각각 473억원, 460억원 순매도했다.

SK바이오팜의 상장 주식은 총 7831만3250주로, 이중 최대주주(75%)와 우리사주(5%) 보호예수 물량을 제외한 1566만2648주(20%)가 실제 유통 물량이다. 기관 보유 물량 중 의무보유확약한 52.25%를 제외하면 상장 이후 당분간 거래할 수 있는 주식은 약 13% 정도다.

만약 SK바이오팜이 상장 첫날 시초가 최상단(9만8000원)으로 거래가 시작되고 그날 상한가(12만7400원)를 기록한다면 전체 시가총액은 약 10조원, 거래 가능한 주식의 시가총액은 약 1조3000억원으로 추정된다. 기관과 외국인의 제약·바이오 매도금액 중 상당수가 SK바이오팜으로 쏠릴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SK바이오팜이 코스피200,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등 주요 지수에 포함될 경우 지수 내 포트폴리오 조정에 따라 기존 제약·바이오 비중은 줄고 SK바이오팜의 비중이 더 늘어날 가능성도 나온다.

김동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SK바이오팜은 오는 9월 코스피200 조기편입 가능성이 높고, MSCI에는 올해 11월, FTSE 지수에는 올해 12월 편입이 예상된다"며 "국내외 지수에 종목이 편입될 경우 관련 추종 자금들의 리밸런싱(자산 재배분)에 의한 긍정적 수급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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