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산 이라크, 현지 진출 건설사들 ‘노심초사’

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박미주 기자 2020.07.01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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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건설이 시공한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현장 전경. /사진제공=한화건설한화건설이 시공한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현장 전경. /사진제공=한화건설


최근 한화건설 이라크 건설현장에서 근무하던 협력사 직원이 코로나19(COVID-19) 감염으로 사망하고, 현장에서 근무하다가 귀국한 직원 중 10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자 현지에 진출한 다른 국내 건설사들도 노심초사한다.



이라크는 코로나 확산을 고려해 지난 5월 11일부터 모든 공항을 폐쇄하고 특별기, 전세기 운항만 건별 승인 중인 데다, 공사가 한창 진행되거나 신규 발주를 앞둔 현장은 당장 인력을 귀국시키기 어려운 상황이어서다.

현재 32개 현장에 986명 체류…추가 귀국 늘어날 듯
1일 국토교통부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 29일 기준 이라크 현지에서 체류 중인 한국인 건설 인력은 32개 현장에 986명이다. 연초 35개 현장에 1381명이 있었는데 다소 줄었다. 현지 코로나 확산과 일부 프로젝트 준공으로 귀국자가 늘어난 까닭이다.



한화건설은 올해 초까지 비스마야 신도시 공사 현장에 400여 명의 근로자가 근무했다. 지난달 중순부터 유엔 이라크사무소(UNAMI) 특별기를 통해 순차 귀국 중이며 현재 150명이 체류 중으로 알려졌다. 한화건설은 현지 사정을 고려해 남은 인원들도 최대한 빨리 귀국시킬 방침이다.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은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인근에 약 10만 가구의 주택과 사회기반시설을 짓는 프로젝트로 총 계약금액은 101억2000만달러(약 12조4000억원)이다. 현재 약 3만 가구를 준공했는데 이번에 현장 인력이 빠져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한화건설 현장 외엔 코로나19 확진자 발생하지 않아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GS건설, SK건설 등 4개 건설사가 합작사(HDGSK) 형태로 공사를 진행 중인 총공사비 60억 달러(약 6조4000억원) 규모의 ‘카르발라 정유공장’ 프로젝트 현장엔 약 700명의 한국 근로자가 체류 중이다.


현장은 바그다드 남쪽 120km 떨어진 지역인데 다행히 아직까지 확진자나 유증상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측은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고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은 만큼 당장 현장 인력을 귀국시키진 않을 계획이다. 다만 현지에서 확진자가 급증하는 점을 고려해 현장 방역, 위생 관리를 강화하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이라크 남부 바스라주에 있는 항구도시 알 포우(Al Faw)에서 방파제, 컨테이너 터미널, 인접도로 등 공사를 진행 중인 대우건설은 현재 약 60명의 한국인 근로자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현장에서도 아직 확진자 등 피해사례는 없으나 공사가 진행 중이고 추가 발주도 예정돼 당장 귀국이 어려운 상황으로 알려졌다.

이달 초 쿠르드 카밧 화력발전소를 준공한 포스코건설은 현재 괸리 인력 5명이 체류 중이다. 회사 측은 현지 사정을 파악해서 귀국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한화건설 현장을 제외하면 아직까지 피해 사례는 없지만 현장 근로자들의 불안감은 크다. 업계 관계자는 “현장소장이 매일 직원들의 건강 상태를 체크하고 심리적 안정을 위해 상담하고 있지만 피로도가 높아져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이라크 정부가 코로나 대응에 재정을 집중적으로 투입하면서 추가 발주가 지연된 현장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공에 참여하는 방글라데시 등 동남아 인력도 함께 관리해야 하므로 한국인 근로자만 귀국시키기 어려운 현장도 있다.

업계 "귀국 수요 파악, 지연배상금 대책 필요"
건설업계는 정부가 현지 건설현장 상황을 파악해서 귀국 수요를 파악하는 한편,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공기 지연으로 현지 건설사들이 배상금을 물지 않도록 적절한 대책을 요청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민간이 요청하면 적극 협조해 전세기 운항을 승인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며 "해외근로자를 대상으로 2년간 원격진료를 임시 허가한 것도 안전관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29일을 기준으로 이라크 코로나19 확진자는 4만7151명, 사망자는 1839명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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