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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파 '민노총의, 민노총에 의한' 노사정 대타협 불발

머니투데이 기성훈 기자, 안재용 기자 2020.07.01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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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파 '민노총의, 민노총에 의한' 노사정 대타협 불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때문에 '노사정 대타협'이 용두사미로 끝나게 됐다."

노동계의 한 관계자는 1일 민주노총이 ‘코로나19(COVID-19)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정 대표자 협약식(이하 협약식)’에 불참한 것을 두고 이렇게 분석했다. 민주노총 내부 비정규직 노조 등 강경파들의 반발로 22년 만의 노사정 대타협은 일단 무산됐다. 코로나19 위기 사태에서 민주노총이 '제1노총'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위원장 물러나라" 대타협 무산시킨 민주노총 내부 충돌


민주노총은 이날 오전 9시부터 11차 중앙집행위원회(중집)를 시작했다. '원포인트 사회적 노사정 대화(이하 노사정 대화)' 잠정 합의안에 대한 논의 자리였다. 정세균 국무총리와 노사정 대표들은 이날 오전 서울 총리공관에서 협약식을 개최하고 노사정 합의문을 공동으로 발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협약식은 일정을 15분 앞두고 갑작스럽게 취소됐다. 김 위원장의 불참 통보 때문이다. 김 위원장의 불참은 "합의안 내용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한 민주노총 강경파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민주노총 교육실에 사실상 감금됐다. 이들은 김 위원장이 조합원 동의 없이 "자본과 야합에 나섰다"며 날을 세웠다. 합의안 반대파에 의해 중집도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이날 노사정 합의안은 △고용유지 지원 방안 △기업 살리기 및 산업생태계 보전 △전국민 고용보험 도입 등 사회안전망 확충 △국가 방역체계 및 공공의료 인프라 확대 △이행점검 및 후속 논의 등으로 이뤄졌다.

강경파의 주장은 민주노총이 처음부터 요구해온 ‘해고금지’ ‘총 고용보장’ 등이 명문화되지 않았고 비정규직 등 취약계층 노동자에 대한 생계유지 대책, 고용보험 확대적용 등이 '노력한다' 수준으로만 정리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경영계가 요구한 '임금 삭감·동결' 등 민감한 내용 역시 빠졌다.

김 위원장은 이날 "코로나19 재난 극복을 위해 민주노총 위원장으로서 내가 먼저 제안한 노사정 대화"라며 "합의안이 추상적일 수 있지만 한 달 반 동안 대화를 통해 나온 합의안을 존중해달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민주노총이 책임 있는 노동자단체로서 역할을 포기한 것"이라면서 "자신들의 내부 갈등부터 대타협을 이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경파 '민노총의, 민노총에 의한' 노사정 대타협 불발


합의안 유효하지만 "민주노총을 위한 대타협이냐"


정부는 일단 합의안이 유효하다는 입장이다. 양대 노총 중 하나인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협약식이 무산된 데 대해 "이 대화를 처음 제기한 정부와 민주노총은 사회적 대화가 이들에게 희망을 주지 못하고 소모의 시간으로 끝난 것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 달 넘게 진행된 노사정 대화가 결국 민주노총에 의해 좌지우지 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번 노사정 대화는 지난 4월 17일 김 위원장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공식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이하 경사노위)에 빠져 있는 민주노총의 요구사항이었다. 결국, 정부와 한국노총이 민주노총의 들러리 역할만 했다는 것이다.


앞으로 민주노총의 내부 갈등이 심화해 정부와 기업을 향한 투쟁이 더욱 심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민주노총이 경사노위에 참여하지 않고 있는 것도 내부 강경파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온건 노선인 김 위원장의 입지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축소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김 위원장의 임기는 오는 12월까지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민주노총의 내부 갈등에 정부가 좌지우지 돼서는 안된다"면서 "민주노총이 압력을 받아 스스로 사회적 합의에 나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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