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클로 대체품' 노노재팬엔 없던 韓기업…'270% 폭풍성장'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20.07.01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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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클로 불매' 반사익 무신사 스탠다드…무신사 600만 회원 발판 초고속 성장세

'유니클로 대체품' 노노재팬엔 없던 韓기업…'270% 폭풍성장'


지난해 7월 시작된 'NO 재팬' 일본제품 불매운동으로 유니클로가 주춤한 사이 패션 온라인 플랫폼 무신사의 자체 브랜드 '무신사스탠다드'가 빈틈을 파고들며 초고속 성장을 기록했다.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무신사의 2019년 매출액은 전년비 105% 오른 2197억원을 달성했다. 이 가운데 PB브랜드(자체 브랜드)인 무신사스탠다드 매출액이 170억원에서 630억원으로 전년비 3.7배(270.6%) 껑충 뛰며 전사 실적을 견인했다. 2018년 무신사 전체 매출 비중이 16%였던 무신사스탠다드는 2019년 29%로 급성장했다.

무신사스탠다드는 2015년 무신사가 설립한 100% 자회사 위클리웨어를 통해 론칭한 브랜드다. 모던 베이직 캐주얼을 내세우며 유니클로와 유사한 기본 디자인의 일상복, 필수 의류를 주로 판매한다. 2015년 무신사는 유니클로 마케팅·홍보 부서에서 실무 경험을 쌓았던 김태우 매니저를 마케팅팀에 영입하며 무신사스탠다드를 유니클로 못지 않은 브랜드로 키우기 위한 포석을 마련했다.



일본 불매가 한창이던 지난해 8월, 유니클로가 불매운동의 직격탄을 맞고 있을 때 무신사스탠다드는 유니클로의 F/W(가을/겨울) 베스트셀러인 '경량패딩'(울트라 라이트 다운 재킷)과 유사한 경량패딩을 선보여 히트를 쳤다.

일본 불매운동에 참고할 일본 브랜드를 알려주는 '노노재팬' 사이트에 따르면 유니클로의 대체 브랜드로 탑텐, 자주, 지오다노, 에잇세컨즈, 스파오, BYC가 언급되고 있다. 무신사스탠다드는 노노재팬에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무신사 플랫폼과 네이버 블로그 등을 통해 꾸준히 대체 브랜드로 거론되면서 틈새를 파고들었다.

'유니클로 대체품' 노노재팬엔 없던 韓기업…'270% 폭풍성장'
무신사 스탠다드는 경량 패딩 외에도 유니클로의 냉감 의류로 유명한 '에어리즘'을 대체할 냉감 기능성 의류 '쿨탠다드'를 내놓았으며 유니클로의 정기세일인 '유니클로 감사제'와 비슷한 '무신사 스탠다드 감세 세일'을 실시하는 등 유니클로와 비슷하지만 국산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최근에는 여름 시즌 필수아이템으로 'MU-T' 컬렉션을 선보였는데 77가지 컬러, 31가지 스타일로 전 연령층을 공략하고 나섰다. 티셔츠 가격도 9900원 전후에 불과해 타 패스트패션 브랜드의 동급 티셔츠보다 더 저렴하거나 유니클로의 할인가와 같은 가격대로 책정했다.

일본 불매운동으로 이랜드의 스파오, 신성통상의 탑텐, 캐주얼브랜드 지오다노 등의 매출도 늘었지만 무신사스탠다드가 더 크게 반사이익을 본 것은 1020 세대가 빈번하게 이용하는 무신사 플랫폼에서 성장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정소연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무신사 스탠다드의 경쟁력은 무신사라는 일상적 채널에서 기존 SPA(패스트패션) 브랜드에서 소비하던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무신사 스탠다드는 1020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으며 블로그에서 유니클로와 무신사 스탠다드를 비교하는 포스팅을 쉽게 찾을 수 있다"며 "지난해부터 이어진 노 재팬 캠페인으로 무신사 스탠다드는 유니클로보다 더 싼 대체브랜드로 부상하며 새로운 기본템의 성지로 등극했다"고 분석했다.

무신사는 PB브랜드 무신사 스탠다드 외에도 신생 패션브랜드 투자·육성을 위해 지난달 22일 무신사파트너스를 중소벤처기업부에 중소기업창업투자회사로 본격 등록했다. 자본금도 2억원에서 22억원으로 확충하며 본격 투자활동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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