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학부생과 같은 피해"…뿔난 대학원생들, 등록금 반환 요구

뉴스1 제공 2020.07.01 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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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일반대학원, 3월 말부터 재책정 요구
"학생회 없는점 악용 하나" 논의서 소외 우려

(서울=뉴스1) 정지형 기자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학생회관 앞에서 지난달 18일 총학생회 학생들이 손팻말을 들고 등록금 반환과 학기말고사 성적부여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뉴스1 © News1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학생회관 앞에서 지난달 18일 총학생회 학생들이 손팻말을 들고 등록금 반환과 학기말고사 성적부여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뉴스1 © News1


(서울=뉴스1) 정지형 기자 = 대학 총학생회를 중심으로 등록금 반환 요구가 커지는 가운데 대학원생 사이에서도 학습권 침해에 따른 등록금 반환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1일 대학가에 따르면 연세대학교 일반대학원 총학생회는 3월 말부터 교내 대학원생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하는 등 등록금 반환을 위한 논의를 대학본부에 요청하고 있는 상태다.

연세대 일반대학원 총학생회는 지난달 25일 1차 입장문을 통해 대학본부에 등록금 반환 요구에 관한 학교본부 입장을 밝히고 학생대표자가 포함된 등록금 재책정 논의 테이블 마련을 요구했다.



등록금 반환 요구가 주로 학부 총학생회를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대학원생 단체가 나서 등록금 반환을 요구해온 것은 흔하지 않은 사례다.

대학원생은 정원이 많지 않아 총학생회 자체가 없는 대학도 많고 대학 정책과 제도 자체도 학부를 위주로 만들어지는 경우가 대다수다.

조직된 행동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생긴 대학 학사운영 차질로 대학원생들도 불이익을 당했다는 것이 일반대학원 총학생회 입장이다.


이누리 연세대 일반대학원 총학생회장은 "대학원 강의는 수강인원이 많지 않아 코로나19에 따른 문제가 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은 전혀 반대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문과대나 사회과학대 같은 경우 기존 세미나 형식으로 진행됐던 강의를 화상회의 앱을 통해 하다 보니 교수에게 질문하거나 토론을 진행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학생회관 앞에 지난달 18일 등록금 반환과 학기말고사 성적부여 완화 등을 요구하는 대자보가 붙어있다./뉴스1 © News1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학생회관 앞에 지난달 18일 등록금 반환과 학기말고사 성적부여 완화 등을 요구하는 대자보가 붙어있다./뉴스1 © News1
연세대 일반대학원 총학생회가 지난 5월11일부터 22일까지 실시한 '2020-1 대학원생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786명 가운데 65%가 "현재 등록금 수준에 만족하지 못한다"라고 답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유로는 등록금에 비해 개설된 수업이 적거나 만족도가 떨어진다는 답변이 71%로 가장 많았고 등록금에 비해 연구공간·시설이 불충분하다가 65%로 뒤를 이었다. 대학원생도 학부생과 같은 이유에서 등록금 반환을 주장하고 있는 셈이다.

이 총학생회장은 "원격강의로 단순 지식전달에 그치면서 학생들 사이에서 대학원 수업이 학부생 수업이 됐다는 불만도 많았다"라면서 "계열마다 상황은 다를 수 있지만 강의 질이 떨어졌다는 것은 공통된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직장인들이 많은 각 대학 특수대학원도 마찬가지다. 학생회가 없고 친목위주의 원우회가 많은 특수대학원은 학부에 비해 조직적인 등록금 반환 요구 움직임이 포착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을 대학측이 악용하고 있는 것에 대해 분노의 목소리도 크다.

건국대의 한 특수대학원에 재학중인 직장인 A씨는 "학부에선 선제적으로 등록금 반환을 논의중이면서 정작 대학원에 대해서는 말 한마디가 없다"라며 "가만히 있으니 가마니로 아는 것 같아 분노스럽다"라고 지적했다.

대학교육연구소가 공개한 '2020년 일반대학원 학기별 등록금 현황'에 따르면 연세대 일반대학원은 한 학기 평균 등록금이 627만원으로 나타났다. 고려대 일반대학원은 610만원으로 서울 주요 사립대학 일반대학원들이 600만원 선에서 학기별 등록금을 책정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물론 조교 활동 등으로 대학원 학비를 장학금으로 충당하는 경우가 있지만 대학원생들은 코로나19 여파로 조교 자리도 줄었다고 호소하는 중이다. 하지만 대학원생마다 계열에 따라 각기 사정이 다르고 조직력도 약해 학부생만큼 주장에 힘을 실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이 총학생회장은 "대학원 총학생회가 어떤 흐름을 만들기 어려운 구조지만 손을 놓고 있기보다는 총학 내부에서 등심위 TF를 꾸리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구체적인 등록금 반환 방안을 주장하기에 앞서 대학재정에 변동이 얼마나 있는지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라면서 "대학본부에 자료를 요청해서 받아 놓은 상태고 분석하는 중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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