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기소案' 보고됐다…정면충돌 윤석열-이성윤, 오늘 '주례회의' 모일까

머니투데이 오문영 기자 2020.07.01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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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지난 2월10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대비 전국 지검장 회의'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사진=뉴스1윤석열 검찰총장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지난 2월10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대비 전국 지검장 회의'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사진=뉴스1


대검 검찰수사위원회의 '불기소 권고'에도 불구하고 검찰 수사팀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기소해야 한다는 결재안을 올렸다. 윤석열 검찰총장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은 오늘(30일) 열리는 주례회의에서 이 부회장에 대한 사법처리방향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삼성수사'의 결론이 늦춰질 것이란 가능성도 제기된다. '검언유착 의혹' 수사를 둔 윤 총장과 이 지검장의 갈등이 극에 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30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부장검사 이복현)는 전날 이 부회장 등을 자본시장법(부정거래 및 시세조종 행위), 외부감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 하겠다는 결재안을 이 지검장에게 보고했다. 이 부회장을 포함해 삼성 임직원 20명에 대한 기소 의견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윤 총장과 이 지검장은 매주 수요일 주례 회의를 갖는다. 당초 이 부회장에 대한 기소여부는 이날 열리는 '주례회의'서 결론이 날 것으로 예상됐다. 앞서 이뤄진 이 부회장 등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도 이 자리에서 결정이 났다.

하지만 '검언유착 의혹' 사건을 두고 윤 총장과 이 지검장의 갈등이 격화되면서 이 부회장에 대한 사법처리 결론이 늦춰질 가능성이 생겼다. 서울중앙지검은 전날 이 사건과 관련해 윤 총장이 소집 지시를 내린 '전문수사자문단' 절차를 중단해줄 것을 요청했다. 사실상 이 지검장이 윤 총장 지휘에 반기를 든 셈이다. 이에 따라 주례회의 개최는 물론 이 부회장 등에 대한 안건 보고가 제대로 이뤄질지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앞서 외부 전문가들이 참여한 대검찰청 수사심의위원회는 지난 26일 이 부회장에 대한 '불기소와 수사 중단'을 권고했다. 출석위원 14명 중에 임시위원장을 제외한 13명의 비밀 투표 결과 10대 3의 압도적 다수가 이 부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수사팀은 지난 29일 대검으로부터 심의 결과가 담긴 공문을 전달받은 이후 이 부회장에 대한 처분을 고심해 왔다. 운영지침상 수사팀은 수사심의위 결과를 '존중'해야 하지만 반드시 따라야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논의된 8건의 사법처리 방향은 모두 수사심의위 의견을 따랐다. 검찰이 심의위 권고와 다르게 기소 결정을 내린다면 '검찰 스스로 만든 제도'를 부정한다는 비판을 감수해야 한다.

수사팀은 법원이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재판에서 충분한 공방과 심리를 거쳐 결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힌 부분에 주목한다. 법원도 기소의 필요성을 인정했다는 취지다. 하지만 법조계 일각에서는 법원의 발언이 '충분한 공방과 심리를 거쳐야 유무죄가 가려질 정도로 유죄 심증이 없다'고 해석될 수 있다고도 본다.


구속영장이 기각된 것은 결국 검찰이 1년8개월에 가까운 장기간의 수사에도 불구하고 결정적인 증거나 진술을 확보하지 못했음을 반증하는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수사심의위에 참석한 위원들도 절대 다수의 '불기소 권고'의 이유로 검찰이 이 부회장의 경영권 불법 승계에 대한 위법성에 확신을 주지 못한 점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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