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후 애플은 존 프로서와 내통한 것으로 의심되는 직원을 찾아 역정보를 흘렸다. 애플이 연례 개발자대회인 WWDC 2020에서 공개할 새 아이폰 운영체제 'iOS14' 명칭이 'iPhoneOS'로 바뀐다는 것이었다. 그러자 존 프로서는 'iPhoneOS'라는 트윗으로 명칭변경을 시사했다. 해당 직원이 유출했다는 게 명확해진 것. 존 프로서는 이후 "팀 쿡 애플 CEO가 내 소프트웨어 소스를 찾았다"는 트윗으로 정보원이 노출됐음을 밝혔다.
지난해 1월 팁스터 아이스유니버스가 트위터에 공유한 '아이폰11 프로' 예상 이미지. 실제 그 해 9월 공개된 아이폰11 프로 디자인과 맞아 떨어졌다.
대표적인 팁스터로 중국IT전문가인 아이스유니버스(트위터명)와 엔가젯의 수석 편집자 출신인 에반 블래스, 안드로이드 개발자포럼 필진인 맥스 웨인바흐, 존 프로서 등이 꼽힌다. 아이스유니버스의 경우 삼성전자와 화웨이 제품을 주로 다룬다. 에반블래스의 경우 신제품 렌더링 이미지를 종종 공개해 주목을 받는데 최근 갤럭시워치3 이미지를 올리기도 했다.
이들이 신제품 출시정보나 개발방향, 제품사진이나 랜더링, 각종 루머들을 공개하는데 따끈따끈한 정보에 IT기기 마니아와 네티즌들이 열광한다. 실제 스마트폰이나 IT기기 신상품 정보는 포털사이트 주요 뉴스로 올라간다. 물론 100% 다 맞는 것은 아니다. 대개 반은 맞고 반은 틀린다. 허황된 루머도 많다. 그래도 제조사내 핵심 개발부서만 아는 정보들이 많아 적중률이 꽤 높다는 평이다. 기업입장에서는 당혹스러울 노릇이다.
사내정보원, 협력사, 이통사들이 정보유출 통로
존 프로서가 트위터에 공유한 아이폰SE(2세대) 출시 정보가 제품 이름을 제외하고 그대로 적중했다. 애플은 실제 4월 15일에 제품을 공개했다.
부품업체들의 경우 제품개발이 확정되면 그에 맞는 부품을 주문하는 만큼 사양을 어느정도 가늠할수 있게된다. 또 휴대폰 케이스의 경우 미리 금형을 떠야하는 만큼 제품외관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이동통신사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단말기 개통을 위해 각국 인증절차를 밟아야하고 타사 신제품 출시일정이나 출시행사 일정도 조율해야한다. 이처럼 관계자가 많을 수록 유출 경로도 늘어난다. 유명 팁스터들은 이같은 정보의 길목을 잘 알고 협력사들과의 네트워크를 탄탄하게 형성해 정보를 얻는다. 특히 신제품 발표전 제품 홍보용 온라인 테스트 페이지에 잠시 노출된 이미지와 스팩정보를 재빠르게 낚아채기도 한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20을 출시하기 전에 나온 렌더링이지만, 실제 제품 디자인과 정확하게 일치했다. /사진=이샨 아가왈 트위터
테크라이터인 최필식씨는 "팁스터는 나쁘게보면 기업정보를 유출하고 루머를 조장한다고 볼 수 있지만 대체로 불법적인 방식을 쓰지는 않는다"면서 "기업들로선 팁스터의 활동으로 소비자반응을 확인하고 제품에대한 기대심리를 조장하며 기술적 개선 필요성을 얻는 등 긍정적 효과를 얻어 일종의 공생관계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