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누르니 다시 서울로…'노도강' 들썩인다

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2020.07.01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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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6.17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6.17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정부가 6.17 대책으로 김포, 파주 등 접경지역을 제외한 수도권 전역을 규제 지역으로 지정하자 서울 아파트값이 다시 들썩이고 있다. 특히 중저가 아파트가 많은 ‘노도강’(노원·도봉·강북) ‘금관구’(금천·관악·구로) 등 외곽지역을 중심으로 신고가를 기록한 단지가 속출했다.



이를 두고 6.17 대책의 ‘역풍선효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규제를 받을 바에 차라리 서울에 집을 마련하겠다는 심리가 확산한다는 것이다.

서울 아파트값 주간 상승률 88주 만에 최고치…노도강 등 외곽지역 고공행진
30일 KB국민은행 리브온(Liiv-ON) 통계에 따르면 6.17 대책 직후인 지난주(22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 평균 상승률은 0.44%로 집계됐다. 이는 전주 상승률(0.21%)의 2배가 넘는 수준이며, 주간 상승률 기준으로는 2018년 10월 첫째 주(0.49%) 이후 88주 만에 최고치다.



자치구별 상승률을 보면 강북구가 1.24%로 가장 높고 이어 노원(0.97%) 관악(0.69%) 등의 상승률이 높게 나타났다. 시세 9억 이하 중저가 아파트 비중이 높은 외곽지역이 가격 오름세를 이끌었다.

김균표 KB국민은행 부동산정보팀 수석차장은 “6.17 대책 발표 이후 서둘러 계약을 진행하고 시중에 나온 매물도 급하게 잡으려는 움직임이 컸다”며 “저평가된 단지를 중심으로 상승세가 계속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수도권 누르니 다시 서울로…'노도강' 들썩인다

6.17 대책 이후 외곽지역 신고가 단지 속출
실제로 이들 지역에서 6.17 대책 이후 가격이 더 올라 신고가를 기록한 단지가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통계에 따르면 강북구 미아동 ‘래미안트리베라2단지’ 전용 84.29㎡(22층)은 지난 20일 신고가인 8억9000만원에 팔렸다. 대책 발표 전인 지난 9일 같은 평형 20층 매물이 8억2000만원에 팔렸는데 7000만원 뛴 가격이다.

노원구 중계동 ‘양지마을대림1단지’ 전용 84.9㎡(9층)은 지난 20일 8억1500만원에 매매됐다. 연초 시세보다 5000만원 올라 처음으로 8억원을 넘어섰다.

관악구 봉천동 '관악동부센트레빌' 전용 84.7㎡(20층)은 지난 22일 8억5000만원에 매매됐다. 대책 직전인 10일 거래된 매물보다 3000만원 오른 신고가다.

이런 현상을 6.17 대책의 부작용으로 해석하는 전문가도 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수도권 대부분이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이자 서울은 오히려 규제가 약해졌다는 착시 현상이 발생했고, 대출규제가 약한 중저가 아파트로 매수세가 유입된 결과”라고 했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신축 공급 위축으로 마용성(마포·용산·성동) 지역에서 전세를 구하지 못한 사람들이 가격대가 비슷한 노도강, 금관구 지역 매매로 돌아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부는 일단 대책 효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전일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6·17 부동산 대책이 효과를 내려면 7월 중순 이후는 돼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 아파트 중위값 9억2581만원 '역대 최고'
이런 가운데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매매가격의 중간값)은 매월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KB국민은행이 집계한 6월 서울 아파트 중위 매매가격은 9억2581만원으로 전월(9억2013만원)보다 550만원 올랐다. 강북권 14개 자치구 중위값은 6억5504만원, 강남권 11개 자치구 아파트 중위값은 11억6345만원으로 각각 조사됐다.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지난해 4월 이후 14개월 연속 상승했다. 올해 초 고가주택 기준인 9억원을 넘어선 이후에도 오름세가 이어졌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도 뛰고 있다. 6월 서울 아파트 중위 전셋값은 4억6128만원으로 전월대비 681만원 상승했다. 2년 전인 2018년 6월(4억2702만원)과 비교해선 3426만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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