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옵티머스의 부동산 자금은 씨피엔에스, 아트리파라다이스, 골든코어, 하이컨설팅, 엔비캐피탈대부를 포함한 8곳 업체를 통해 투자됐다.
사용처를 보면 기가 막힌다. 부동산 시행업체가 시중은행과 증권사에서 돈을 빌린 후 이자를 갚지 못해 발생한 부실채권(NPL)에 수십억 원을 넣는가 하면 뭉칫돈을 넣고 특수목적회사(SPC)로 보이는 법인의 지분을 사들이기도 했다.
사기분양 논란에 휘말리고 요금을 체납해 전기가 끊기는 등 논란이 컸던 지방의 오피스텔빌딩을 사들이는 과정에서 의혹도 제기됐다. 캠코(한국자산공사) 공매가 진행된 것도 매수했고 건설업체들이 발행한 회사채도 인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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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에는 업체들에 직접 부동산 자금을 빌려주는 형태로 진행했으나 나중에는 기업의 주식을 사들이는 형태로 진행한 것도 상당했다. 해당 업체가 손실을 낸 후 고의부도를 낼 경우 자금을 회수하기 무척 어려운 구조를 택한 셈이다.
옵티머스를 통해 이동한 자금은 지방 물류센터 건설에까지 투입됐는데, 부지 매입에만 220억원을 쏟아부었다. 문제가 불거지지 않았으면 건물과 공사비까지 빠져나갈 뻔했다.
이들은 지방병원에까지 자금을 보내준 흔적이 있는데 병원 건물과 토지를 담보로 돈을 빌려준 것으로 파악된다. 해안선을 따라 오가는 유람선을 매입하는데 빌려준 자금도 있다.
한 투자은행(IB) 관계자는 "옵티머스 자금을 받은 법인들을 살펴보니 은행은 물론 증권사나 저축은행에서도 돈을 빌리기 어려운 곳이 대다수로 분석됐다"며 "담보평가가 어떤 절차를 통해 이뤄졌는지 모르지만 도덕적 해이가 극심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투자에는 거액이 지출되기 마련이고, 자금회수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수익률이나 추정자산을 조작하기 쉽다"며 "옵티머스 경영진들이 처음부터 이를 염두에 두고 투자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부동산 자금은 물밑으로 대가성 자금(리베이트)이 오가는 경우가 많다는 점도 들여다볼 대목"이라며 "수천억원이 움직인 만큼 토지매입 단가를 부풀리는 작업이 병행되는 사례가 있었는지 들여다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옵티머스 투자처를 보면 대부분 부동산 개발이 어렵거나, 투자가 이뤄져도 수익성이 떨어져 자금회수가 어려운 곳들이 많아 보인다"며 "펀드는 투자를 위한 기초 포트폴리오 설계단계부터 여러 전제조건이 검토돼야 하는데 운용기간이나 예상 수익률, 리스크, 자금회수 방안 및 투자자 환매자금 확보 같은 기본도 마련되지 않고 전당포처럼 영업한 흔적이 보인다"는 말했다.
실제 옵티머스는 펀드 환매중단 직전까지 투자확대를 검토했는데 현금이 부족해 투자계약서만 작성해 놓은 곳이 다수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