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호모헌드레드' 시대, 숲에서 누리는 무병장수

머니투데이 최병암 산림청 차장 2020.07.01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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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헌드레드(homo-hundred)'는 현 인류의 조상을 '호모사피엔스(homo-sapiens)'라고 부르는 것에 빗대어 100세 장수가 보편화된 시대의 인간을 지칭하는 용어다. 유엔이 지난 2009년 작성한 '세계인구고령화(World Population Aging)'보고서에서 처음 등장 한 후 우리 사회를 묘사할 때 자주 인용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17년 고령인구(만 65세 이상)가 전체 인구의 14%를 넘어서면서 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작년 통계청에서 발표한 '세계와 한국의 인구현황 및 전망'에 따르면 오는 2045년 우리나라는 세계1위의 고령국가가 된다고 한다.



100세 시대는 과연 축복일까? 재앙일까? 100세 시대가 축복이 되려면 무엇보다도 '건강'과 '사회적 관계'가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외로운 유병장수는 100세 인생을 그야말로 재앙으로 만드는 상황이다. 건강한 생활과 사람들과의 지속적인 유대관계가 행복한 노후를 위한 필수조건인 것이다.



'건강'과 사람들과의 '관계'를 모두 얻을 수 있는 곳 중에서 '숲'만한 곳이 없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숲에서의 활동이 면역력을 높여주는 'NK세포(자연살해세포)'와 노화방지에 도움을 주는 항산화 효소를 증가시키며 혈압을 낮추는데 도움이 돼 노년기 건강증진에 크게 기여한다.

또한 숲에서는 신체적인 건강뿐만 아니라 산림의 다양한 환경요소인 아름다운 경관, 자연의 소리와 향기 등을 오감을 통해 만끽하며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도 있고 숲에서 만난 사람들과 마음을 열고 교감을 나눌 수 있어 정신건강도 증진할 수 있다.

아쉬운 점은 대부분의 자연휴양림, 치유의숲, 산림욕장 등 산림복지시설이 어렵게 시간을 내서 자동차를 타고 찾아가야 하는 곳에 위치해 있다는 것이다. 거동이 불편하고 원거리 이동이 용이하지 않은 실버세대들이 쉽게 찾아와 누릴 수 있도록 도시숲, 정원 등 생활밀착형 숲이 더욱 필요하다.


지난 5월 20일, 20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도시숲 등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도시숲법)'이 통과됐다. 국민들에게 휴양과 치유의 공간을 제공하고 미세먼지, 폭염 등 도시환경문제 해소에도 기여할 수 있는 정책 추진의 법적 기반이 마련된 것이다.

산림청은 생활권 주변의 도시숲 확대 조성을 통해 '숲속의 도시, 숲속의 대한민국'을 만들어 갈 것이다. 그리하여 국민들이 굳이 먼 길을 가지 않더라도 집 가까이 위치한 숲에서 숲해설, 산림치유 등 산림복지 프로그램을 통해 건강하고 행복한 100세 인생을 누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

최병암 차장./사진제공=산림청최병암 차장./사진제공=산림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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