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이어 금융위도 은행 배당 제한·자사주 매입 금지 강조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2020.06.30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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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 "코로나 장기화 대비해 손실흡수능력 확충 노력"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이 30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금융리스크 대응반 회의를 주재,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사진제공=금융위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이 30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금융리스크 대응반 회의를 주재,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사진제공=금융위


금융감독원에 이어 금융위원회가 은행권의 배당 제한과 자사주 매입 금지를 강조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해 손실흡수능력을 확충해달라는 노력을 주문하면서다.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30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리스크 대응반 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IMF(국제통화기금)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에서 은행들의 자본확충을 위한 자사주 매입금지와 배당금 제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이어 "은행권에서도 이같은 논의를 참고해 실물경제에 대한 자금공급 기능을 유지하는 동시에 코로나 사태 장기화 가능성에 대비해 대손충당금 적립 등 손실흡수능력 확충에 노력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금융감독원이 자사주 매입과 배당 자제 등을 주문한 적은 있지만 금융위가 이같은 주문을 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4월2일 윤석헌 금감원은 코로나19 대출 현장 점검에서 은행들을 향해 현금 배당, 자사주 매입, 성과급 지급 자제를 권고했다. 윤 원장은 지난달 22일 금융감독자문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비슷한 내용을 언급했다.



금감원에 이어 금융위가 배당 자제와 자사주 매입 자제를 외친 건 코로나19 영향이 장기화될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손 부위원장은 최근 IMF의 경제전망치를 언급하며 "전세계적인 봉쇄조치 장기화에 따른 성장 잠재력 저하와 예상보다 더 커진 경기위축 가능성 등 불확실성을 반영한 결과"라며 "코로나 확진자수가 1000만명을 넘어서는 등 팬데믹 제어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경고의 메시지"라고 말했다.

손 부위원장은 민생·금융안정 패키지 프로그램을 점검하면서 "기간산업안정기금은 시장안정판으로 버팀목 역할이 주목적"이라며 "기존 프로그램으로 지원이 가능하다면 기금의 대응여력을 남겨둬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기업을 지원하는 경우에도 구제금융의 역할을 기대해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당초 이달중으로 기안기금 지원 신청 접수를 받을 예정이었으나 1호 지원기업으로 꼽힌 대한항공 등이 까다로운 조건 등을 이유로 신청을 미루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추가경정예산의 필요성과 시급성을 강조했다. 손 부위원장은 "민생·금융안정 패키지 프로그램의 차질없는 이행을 위해서는 추경을 통한 재원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국회에서의 조속한 추경안 논의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손 부위원장은 지난 17일 발표한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관리방안'의 차질없는 후속조치도 강조했다. 7월1일부터 모든 주택매매·임대사업자는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없고 규제지역에서 주담대를 받으려면 6개월내 기존 주택을 처분하고 신규 주택에 전입해야 한다.

손 부위원장은 "무엇보다도 금융회사 일선 창구에서 규제 변경사항에 대해 국민들이 충실히 안내받을 수 있어야 한다"며 "금융회사 경영진 차원에서 일선 직원들의 규정 숙지, 원활한 안내 등에 각별히 관심가져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민생·금융안정 패키지 프로그램 중 1차 소상공인 대출은 13조4000억원이 집행됐고 2차 소상공인 대출은 4232억원이 이뤄졌다. 이밖에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자금지원 확대를 통해 16조7000억원, 회사채·단기자금시장 안정화를 위해 8조4000억원이 지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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