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가 설립 7년된 韓 의료AI 스타트업 선택한 이유는?

머니투데이 김근희 기자 2020.07.0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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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UP스토리]서범석 루닛 대표 "세계 엑스레이 시장 판로 40% 확보...내년 상장 추진"

서범석 루닛 대표 인터뷰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서범석 루닛 대표 인터뷰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의료 AI(인공지능) 스타트업 루닛은 설립 7년 만에 세계 엑스레이 시장의 약 40%에 해당하는 판로를 확보했다. 세계 1위 업체 GE헬스케어와 일본 후지필름이 각각 루닛을 파트너로 선택하고 자사 의료기기에 루닛 AI를 탑재한 덕분이다.

최근 서울 역삼동 본사에서 만난 서범석 대표는 “현재 다국적기업 4~5곳과 파트너십 계약을 논의 중”이라며 “다국적기업들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세계 시장의 70~80%에 해당하는 판로를 확보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IBM·구글 꺾은 루닛 AI 기술력
GE헬스케어는 이달 루닛의 AI 알고리즘이 적용된 AI 분석 솔루션 ‘흉부 케어 스위트’를 출시했다. 후지필름은 지난해 루닛에 투자를 결정하고 올해 초부터 루닛 AI가 탑재된 의료기기를 판매했다. 이처럼 다국적기업들이 루닛을 선택한 것은 기술력과 차별화한 성장전략 때문이다.

2013년 설립된 루닛은 엑스레이, 유방촬영술 등 진단영상을 분석해 폐암, 폐결핵, 유방암 등을 잡아내고 의사의 진단을 돕는 AI를 개발했다. AI의 정확도는 85~90%에 이른다. 루닛은 2016년 유방암 환자의 진단영상을 분석, 종양 확산 정도를 맞히는 경연대회인 ‘TPAC 2016’에서 구글, IBM을 꺾고 1등을 차지했다.



서 대표는 “GE헬스케어와 후지필름은 파트너계약을 하기 전 여러 AI 스타트업을 상대로 평가를 진행했고 그 결과 루닛이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다”고 설명했다.

의학 전문성 바탕으로 시장 니즈 공략
루닛이 란셋 등 권위있는 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하는 등 데이터를 확보하고 의료계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한 것도 다국적기업들로부터 주목받는데 한몫했다.

2016년 의학총괄이사(CMO)로 합류, 2018년부터 대표를 맡은 서 대표는 가정의학과 전문의다. AI 기업 대표가 의사인 경우는 드물다. 서 대표 외에도 회사 내에는 전문의가 6명이나 있다.


서 대표는 “의료 전문가들이 있었기에 다국적기업들과 의학계가 필요로 하는 데이터들만 뽑아내고 유의미한 논문도 낼 수 있었다”며 “이를 통해 다국적기업들과 협업하게 됐다”고 했다.

현재 루닛은 사업영역을 진단에서 치료로 확대했다. 환자의 조직을 스캔해 암세포, 면역세포, 암 주변 세포 등을 분석하고 항암치료제에 대한 반응을 예측하는 AI ‘루닛 스코프’를 개발 중이다. 회사는 내년에 임상시험을 시작하고 2023년 허가받는 것을 목표로 한다.

내년부터 매출 성장 속도...IPO도 추진
올해 다국적기업들과 협업한 만큼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루닛의 성장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루닛은 GE헬스케어가 AI가 탑재된 엑스레이와 영상저장·정보시스템 등을 판매할 때마다 일정비율로 수익을 얻는다.

업계에서는 루닛이 AI가 탑재된 엑스레이 제품의 판매수수료로만으로 연간 500억~6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이라고 추산한다. 지난해 루닛 매출은 2억원이었다.

시장에서도 루닛의 성장성을 눈여겨보고 있다. 회사는 현재까지 인터베스트, 카카오벤처스, 중국 레전드캐피탈 등으로부터 약 600억원을 투자받았다. 지난해말 국내외 7개 기관투자자로부터 300억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유치를 완료했을 당시 국내외 재무적투자자들은 루닛의 기업가치를 2000억원대 초반으로 평가했다.

루닛은 2018년 NH투자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내년 상장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서 대표는 “파트너십을 맺을 수 있는 다국적기업으로부터 투자받는 것을 추진 중”이라며 “내년에 상장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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