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 중앙연구소 테크노돔 기공식에 참석한 조현범 사장/사진=한국타이어
조현범 사장으로의 경영권 승계가 가시적인 상황이지만 변수가 있다. 장남인 조현식 지주사 부회장이 상당 지분을 들고 있다. 여기에 두 사람의 누나인 조희원씨가 장남을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권 다툼의 소지가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차남 점찍은 조양래...장녀-장남 손잡나
팔 슈미트 헝가리 대통령(앞줄 좌측)이 한국타이어 조양래 회장(앞줄 우측)에게 십자공로훈장을 수여하고 있는 장면 / 사진제공=없음
지분은 조양래-조현범 부자가 앞선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조 회장은 최근 본인의 지주사 지분 23.59% 전량을 조 사장에게 넘겼다. 이에 따라 조 사장은 42.9%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가 됐다.
조현식 부회장(19.32%)과 조희원씨(10.82%)의 지분을 합치면 30.14%다. 조현범 사장 지분에는 일단 미치지 못한다. 우선 경영권 분쟁의 불씨를 지필 수준은 된다. 장남·장녀 연합이 상당 기간 경영권 분쟁에 대비해왔다면 드러나지 않은 우호지분을 확보했을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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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계자 낙점이 유력한 조현범 사장의 상황은 복잡하다. 조 사장은 하청업체로부터 납품을 대가로 매달 수백만원씩 총 6억원 가량을 챙기고 계열사 자금도 정기적으로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2심 재판을 앞두고 있는데, 법상 5억원 이상 횡령·배임을 저지른 경영진은 회사 복귀가 불가능하다.
조현범 사장의 상황은 7.74%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국민연금의 향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국민연금은 횡령·배임을 저지른 경영진에 대해 이사 해임을 제안하는 규정을 지난해 마련하는 등 범죄사실에 대해 크게 부정적인 의결권 행사 기준을 갖고 있다.
불씨 여전한 한진칼 '남매의 난' 닮았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대한항공에 1조 2000억원의 자금을 신규 지원하기로 결정한 24일 오후 시민들이 서울 중구 대한항공 서소문사옥 앞을 지나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모친인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막내 조현민 한진칼 (55,700원 ▼1,700 -2.96%) 전무가 조원태 회장 편에 섰다. 그러나 조현아 전 부사장이 KCGI(강성부펀드), 반도건설 등 외부세력과 손을 잡으면서 박빙의 지분 싸움을 이어갔다.
지난 3월 지주사 한진칼 주총에서 조원태 회장 측이 힘겹게 경영권을 지켰다. 국민연금이 조원태 회장 측의 손을 들어준게 사실상 쐐기를 박았다. 한국타이어 경영권분쟁이 발생할 경우 비슷한 양상으로 상황이 전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재계는 코로나19(COVID-19)로 전 산업계가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경영권 분쟁보다는 화합의 경영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경영권 분쟁이 진행되는 동안 한진그룹 핵심인 대한항공은 1분기 692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코로나로 인한 항공수요 급감이 직격타가 됐다. 한국타이어 역시 태풍을 피하지 못했다. 1분기 영업이익이 24.6% 줄어든 1058억원에 그치며 적자전환에 다가서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가족 간 분쟁은 누구에게도 이익이 되지 않는다는게 기업들의 선례에서 이미 확인되고 있다"며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역시 대화와 화합으로 승계를 마무리지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