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O페이도 100만원 후불 가능?" 마음 상한 카드사

머니투데이 김세관 기자 2020.06.30 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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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제시장 경쟁 치열, 규제 적용은 카드사만···"규제형평성 담보돼야 공정경쟁"

"OO페이도 100만원 후불 가능?" 마음 상한 카드사


네이버페이와 토스 등 이른바 결제기반 ‘빅테크(대형 정보통신기업)’들의 금융시장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특히 결제시장 기존 강자였던 카드사들의 속앓이가 깊다. 규제 역차별 때문이다. 카드사들은 수익 다변화를 위해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상하고 있지만 각종 규제에 발목이 잡혀 있다. 반면 핀테크 기업들은 금융 당국의 전폭적인 지지 속에 무혈입성하는 분위기다.

핀테크 후불 100만원 결제 검토?···“사실상 여신업 허용, 규제형평성 담보 돼야”
29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지난 17일 정종우 카드사노동조합협의회 의장이 금융위원회를 방문했다. 논란이 되고 있는 핀테크업체들과의 역차별 문제를 제기하기 위해서다. 카드사에 이어 노조까지 ‘기울어진 운동장’ 이야기를 꺼내 든 것이다.



최근 네이버가 금융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을 통해 ‘네이버페이 후불결제 서비스’ 혁신금융서비스 신청을 검토하는 등 빅테크들의 금융사업 행보가 속도를 내고 있다. 간편결제서비스의 소액후불결제 허용은 이미 지난해 2월 발표된 ‘금융결제 인프라 혁신방안’에 담겼던 내용이어서 예정된 수순이다.

하지만 카드사는 물론이고 노조까지 나서서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건 금융당국이 간펼결제 후불결제 한도를 100만원까지 허용한다는 소식이 들리면서다. 후불결제가 원칙인 신용카드의 1인당 월 평균 이용 금액이 평균 60만원선이다. 따라서 100만원 후불결제는 사실상 핀테크 업체의 여신사업 허용을 의미한다는 것이 카드사의 입장이다. 이런 이유로 카드사들은 핀테크의 간편결제 서비스도 카드사에 준하는 규제가 병행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재 후불결제는 자기자본 200억원 이상 보유한 기업만 가능하다. 그러나 간편결제기업은 자본금 20억원만 있으면 된다. 간편결제 핀테크들은 금융사보다 신용평가에 대한 데이터도 부족하다. 부실우려에 대한 대책도 없이 낮은 규제장벽을 적용해선 안 된다는 의견이 나올 수 밖에 없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후불결제가 도입되면 핀테크와 카드사경쟁이 더 치열해 질 수 밖에 없다”며 “최소한의 규제 형평성은 담보돼야 한다”고 말했다.

오픈뱅킹 적용도 규제에 막혀···“당국 결정 서둘러야”
카드사들은 규제에 막혀 오픈뱅킹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한 불만도 크다. 오픈뱅킹은 하나의 앱(애플리케이션)으로 모든 은행 계좌를 조회하고 송금·결제도 할 수 있는 공동결제시스템이다.

지난해 12월 전면 시행됐다.서비스와 망 관리는 금융결제원이 담당한다. 핀테크 업체들은 별다른 허들 없이 오픈뱅킹 적용 대상에 포함됐다. 은행도 이 서비스를 이용 중이지만 카드사들은 금결원의 오픈뱅킹 적용 대상 확대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접근이 어렵다. 오픈뱅킹 적용 대상 금융사는 ‘계좌’가 있어야 한다는 금결원의 규약이 걸림돌이다. ‘카드도 계좌로 볼 수 있다’는 유권해석이나 내부규정이 변경되길 바라고 있지만 진도는 느리다.


오픈뱅킹이 사실상 가로막히면서 카드사들의 주요 수익다각화 모델로 인식됐던 ‘마이페이먼트’ 사업 연계 서비스 개발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원활한 마이페이먼트 사업 운영을 위해선 오픈뱅킹 적용이 필수기 때문이다. 또 다른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와 핀테크가 공정한 게임을 할 수 있게 금융당국이 의사결정을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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