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2차 유행 속 전북도 보건당국 늑장대응 논란

뉴스1 제공 2020.06.28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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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확진자 군산 등 도내 일원 방문도 '깜깜이'
전북 26번 방치…확진 전 적극 행정 펼쳤어야

전국적인 코로나19 재유행이 시작된 가운데 전북도 보건당국의 안이한 대처가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2020.6.28/뉴스1전국적인 코로나19 재유행이 시작된 가운데 전북도 보건당국의 안이한 대처가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2020.6.28/뉴스1


(전북=뉴스1) 유승훈 기자 = 전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차 대유행에 직면한 가운데 ‘청정지역’을 적극 자랑하던 전북도가 불통 행정으로 도마에 오르고 있다.

특히 확진자 발생과 동선에 따른 접촉자 파악, 감염 확산 방지 등을 위한 일선 시·군의 선제적 정보 공개에 부정적 입장을 나타내면서 일반 도민들의 신속한 정보 접근을 막고 있다는 비난도 받는다.



28일 전북도와 군산시, 대전시 보건당국 등에 따르면 대전 110번 확진자 A씨(50대)는 전날 오후 8시께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A씨는 최근 군산과 무주, 전주 등 도내 일원을 방문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에 따라 대전시는 물론 군산시도 SNS 등을 통해 110번째 확진자의 일부(진술) 동선을 공개했다. 하지만 전북도는 이런 사실을 현재까지도 알리지 않고 있다. 심지어 지역 방역을 책임진 담당 과장은 이 사실을 28일 오전까지 알지 못하고 있었다.



군산시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6일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군산 소재 세아베스틸 군산공장에서 업무를 봤고 오후 12시30분부터 1시까지 30분간 공장 구내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했다.

세아베스틸 재하청사에 근무 중인 것으로 알려진 A씨는 이날 오후 ‘몸이 안 좋다’면서 조기 퇴근 한 것으로 전해졌고 당일 오후 8시께 확진 판정을 받았다.

군산시 보건당국은 즉각 접촉자 20명을 우선 파악하고 검체 검사를 실시했다. 다행히 이 중 14명은 음성판정을 받고 자가격리에 들어간 상태다. 시는 공장과 본사, 식당 등에 대한 소독도 완료했다.


대전시가 SNS에 밝힌 A씨의 이동 경로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1일 전주 일원을 방문했고 23일에는 무주도 찾았다.

전북도 보건당국의 안이한 대처는 최근 발생한 전북 26번째 확진자 B씨(65·여·다단계판매업)의 사례에서도 지적된다. B씨는 대전 74번 확진자와 접촉한 하루 뒤부터 증상이 나타났지만 10일이 지나서야 검사를 받고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기간 B씨는 장례식장과 교회, 병원, 식당 등 익산 일원을 돌아다녔다.

B씨에 대한 파악·조치가 늦어진 것은 대전 74번 확진자의 진술이 없었던 것이 가장 큰 원인이지만 익산시, 더 나아가 전북도 보건당국의 안이한 대처도 한 몫을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확진자 B씨는 증상발현 5일 후인 지난 21일 익산시보건소에 전화를 걸어 증상과 대전 방문 이력 등을 상담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익산시 보건당국은 대전 보건당국에 동선 구분, 확진자 접촉 등과 관련한 문의를 했지만 대전시에서 ‘동선 일치 부분이 없다’는 답변을 보내온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B씨에 대해 전북도 보건당국은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

또 B씨는 호흡기 증상을 이유로 23일부터 2개의 의료기관도 찾았지만 코로나19와 관련한 이렇다 할 조치는 취해지지 않았다.

이에 대해 전북지역 코로나19 컨트롤타워인 전북도는 이렇다 할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대전 지역이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는 추세에 있고 확진자 접촉 확인 여부를 떠나 일부 증상이 나타났던 만큼 전북 보건당국과 의료기관 등의 대처가 아쉬운 대목이다.

아울러 지난 27일 전북도 보건당국은 B씨와 연관된 검사 결과 341명이 음성이라고 밝혔지만 같은 시간대 익산시는 음성 판정자가 383명이라고 알렸다. 일선 시·군과 컨트롤타워 전북도간의 협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아울러 일각에서는 선제적 대응을 위한 각 시·군의 빠른 대처를 전북도가 우려스러워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지자체 보건당국 관계자는 “(역학)조사된 내용 공개는 전북도가 결정·발표 한 뒤에서야 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불만이 제기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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