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분 쇼핑' 제한에도 끝없는 줄…'반값 명품' 통했다

머니투데이 이재은 기자 2020.06.28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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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 재고품 시중 판매 오프라인서도 '대박'…모객 효과로 백화점 매출 견인하고, 면세업계도 한 시름 덜어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면세점 명품 재고상품 처리를 위한 면세명품대전 행사가 열리는 25일 오전 서울 노원구 롯데백화점 노원점 행사장에서 고객들이 명품을 구입하려는 고객들로 붐비고 있다. 2020.06.25.     amin2@newsis.com[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면세점 명품 재고상품 처리를 위한 면세명품대전 행사가 열리는 25일 오전 서울 노원구 롯데백화점 노원점 행사장에서 고객들이 명품을 구입하려는 고객들로 붐비고 있다. 2020.06.25. [email protected]


"사람들이 진짜 많아서 놀랐어요. 20분 시간 제한시간이 있긴 한데…빨리 쇼핑하면 되죠."

'반값 명품' 면세 재고품 시중 판매가 온라인에 이어 오프라인 현장에서까지 대박 행진을 이어가면서 유통가가 모처럼 활짝 웃고 있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25일 롯데백화점 노원점과 롯데프리미엄아울렛 파주·기흥점이 재고 면세품을 '프리 오픈' 형식으로 오프라인 매장 최초로 팔기 시작했다.

연이어 26일부터는 '대한민국 동행세일'에 발맞춰 지난 25일 판매를 시작한 3개점을 비롯해 롯데백화점 영등포점‧대전점, 롯데프리미엄 아울렛 김해점, 롯데아울렛 광주수완점‧대구 이시아폴리스점 등 8곳에서 재고 면세품을 판매하고 있다.



오프라인 재고 면세품 판매는 예상과 달리 코로나19와 장맛비 변수라는 악재를 뚫고 '초대박' 흥행에 성공했다. 판매되지 못하고 쌓여 있던 페라가모·발렌시아가·프라다 등 명품 재고 면세품들을 일반 백화점가에 비해 최대 60%, 평균 30~40% 저렴하게 판매하면서다.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면세점 명품 재고상품 처리를 위한 면세명품대전 행사가 열리는 25일 오전 서울 노원구 롯데백화점 노원점 앞에서 고객들이 입장을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다. 2020.06.25.     amin2@newsis.com[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면세점 명품 재고상품 처리를 위한 면세명품대전 행사가 열리는 25일 오전 서울 노원구 롯데백화점 노원점 앞에서 고객들이 입장을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다. 2020.06.25. [email protected]
25일 장맛비가 내리던 프리오픈일, 롯데백화점 노원점 앞에는 우산을 쓴 고객들이 개점 전부터 몰려들면서 준비한 번호표 700개 중 70%가 개점 전 소진됐다. 같은 날 롯데프리미엄 아울렛 기흥점에는 새벽 4시부터 줄 서는 고객들이 발견됐다.

롯데쇼핑에 따르면 25일 오후 3시 기준 5억4000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오픈 5시간도 안 돼 하루 목표 매출의 약 100% 이상 달성한 것이다.

26~27일에도 흥행은 이어졌다. 이날에도 역시 8개 백화점·아울렛 점포 각 매장에는 번호표를 받으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새벽부터 이어졌고, 돗자리나 캠핑 의자를 준비한 고객들도 눈에 띄었다.


한 고객은 "줄을 서서 입장하고, 품목 당 1개씩만 구매할 수 있고 입장 후엔 구경하고 결제까지 모두 20분 안에 마쳐야하지만, 가격이 저렴해 인기를 끄는 것 같다"고 말했다. 롯데쇼핑 측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하면서 행사를 안전하게 진행하기 위해 쇼핑 시간을 20분으로 제한, 고객을 20명씩 끊어서 입장시켰다.
(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26일 오전 서울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에서 열린 면세 명품 대전에서 번호표를 받지 못한 고객들이 행사장을 구경하고 있다. 롯데쇼핑은 이날부터 시작하는 '대한민국 동행세일'에 발맞춰 롯데백화점, 롯데아울렛 8개점에서 해외 명품을 최대 60% 할인하는 '면세 명품 대전'을 진행한다. 2020.6.26/뉴스1(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26일 오전 서울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에서 열린 면세 명품 대전에서 번호표를 받지 못한 고객들이 행사장을 구경하고 있다. 롯데쇼핑은 이날부터 시작하는 '대한민국 동행세일'에 발맞춰 롯데백화점, 롯데아울렛 8개점에서 해외 명품을 최대 60% 할인하는 '면세 명품 대전'을 진행한다. 2020.6.26/뉴스1
롯데쇼핑 관계자는 "프리오픈을 포함해 27일까지 실적은 53억원 어치의 재고 면세품이 판매됐다"며 "행사가 30일까지인데, 벌써 준비한 전체 물량의 60%가 소진됐다"고 설명했다. 이는 추정치를 크게 뛰어넘는 실적이다. 그는 "해외여행이 어려워지면서 면세점 이용 수요가 백화점으로 이동한 효과가 나타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업계는 이 같은 면세 재고품 판매가 흥행 몰이에 성공하면서 백화점 모객 효과도 함께 낸 것으로 보고 있다. 26~27일 양일간 롯데백화점 판매액은 전년 세일기간과 비교시 21% 신장했다. 특히 교외형 아울렛에는 많은 인파가 몰리며 55% 신장세를 보였다.

이처럼 앞서 온라인 판매에 이어 오프라인에서도 면세 재고품 판매가 인기를 끌면서 면세업계는 한 시름 덜어낸 표정이다.

이갑 롯데면세점 대표이사는 "면세상품 국내 판매 허용으로 그 동안 어려움을 겪고 있던 면세업계에 다소나마 숨통이 트이게 됐다"고 말했다.

한 면세업계 관계자도 "매출액이 99% 이상 빠지고 어닝쇼크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재고품 처리로 물류 창고 비용 등을 줄이고 자금 유동성을 확보하는 효과를 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면세점 업계는 코로나19 여파로 국제 항공편 공항 이용객이 급감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 1~4월 입국 외국인 수는 지난해 동기 대비 62.2% 감소한 207만여 명에 그쳤다.

신라면세점은 지난 1분기 49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신세계면세점도 1분기 324억원의 영업손실이 났다. '업계 1위' 롯데면세점은 적자를 면했지만 1분기 영업익이 42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96% 급감했다.

이에 따라 지난 4월 관세청은 면세업계를 지원하기 위해 6개월 이상 장기 면세 재고품을 다른 내수 유통채널을 통해 판매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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