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정몽규 회동…막힌 아시아나항공 인수전 풀리나

머니투데이 변휘 기자 2020.06.26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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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왼쪽),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사진=머니투데이DB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왼쪽),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사진=머니투데이DB


이동걸 KDB산업은행(산은) 회장과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현산) 회장이 만났다. 꽉 막힌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다시 순조롭게 풀릴지 관심이 쏠린다. 일단 이 회장의 "만나자"에 정 회장이 화답한 모양새여서 긍정적인 평가가 우세하다.

26일 산은 등에 따르면 이 회장과 정 회장은 전날 저녁 모처에서 전격 회동해 아시아나항공 M&A(인수합병)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현산-미래에셋 컨소시엄은 지난해말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SPA(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항공업황 악화 등 변수로 지분 취득을 연기했고, 오는 27일 거래 종료 시점이 임박했다.

이에 시장에선 현산의 인수 포기설이 무성했고, 현산은 이달 9일 공개서한으로 "원점에서 인수 조건에 대한 재협의가 필요하다"면서 "서면을 통해 논의를 진행하자"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산은은 다음날인 10일 "서면을 통해서만 논의를 진행하자는 의견은 진정성 자체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며 "협상 테이블로 직접 나오라"고 요구했다. 특히 이 회장도 지난 17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60년대 연애하는 것도 아니고 무슨 편지를 하냐"며 대면 협상을 재차 촉구했다.

이에 따라 전날 회담에서 두 사람은 인수조건 재협상을 비롯한 아시아나항공을 둘러싼 전반적인 이슈에 대해 대화를 나눴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산은에선 현산의 인수 의지에 대한 의구심을 감추지 않았던 만큼, 이 회장은 현산의 명확한 입장 표명과 함께 결단도 요구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산은 관계자는 "배석자가 없어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두 사람의 만남을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현산이 산은의 '대면 논의'를 받아들여 협상 테이블로 나온 것이기 때문이다. 조만간 실무진 논의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현산측이 재협상 조건도 제시하면 산은이 이를 토대로 논의를 진행하면 접점을 찾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금까지 만나지 않다가 만났다는 것 자체가 협상 조건이 나올 수 있다는 의미"라며 "요구사항을 서로 얘기하다면서 실타래가 풀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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