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만 57% 오른 LG화학, '황제주' 향해 달린다

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2020.06.27 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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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올해만 57% 오른 LG화학, '황제주' 향해 달린다


2차전지 대장주 LG화학의 주가 상승세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LG화학이 전지 부문 성장세가 2분기를 넘어 하반기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전지 산업이 과거 차화정(자동차·화학·정유)의 전성기를 뛰어넘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화학 주가는 올해 들어 이날까지 57.8%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변동 폭(-2.87%)을 훌쩍 웃돈다. 지난 3월 23만원까지 빠졌던 주가는 세 달여 만에 50만원을 넘어섰다. 지난 24일에는 52만원까지 치솟아 52주 최고가까지 경신했다.



국내 증시에서 매도우위로 일관한 외국인과 기관도 LG화학에 대해서는 달랐다. 이달 들어 외국인 투자자는 LG화학 주식 1308억원어치를, 기관은 1664억원을 사들였다. 같은 기간 코스피 시장 전체에서 외국인은 9125억원을, 기관은 2조5987억원을 순매도했다.

주가 상승세의 배경에는 실적 기대감이 자리한다.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앤에 따르면 최근 2주간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메리츠증권, 삼성증권, 현대차증권 등 11개 증권사가 LG화학의 목표주가를 높였다. 이 가운데 9곳이 연간 EPS(주당순이익) 예상치를 상향했다.



이는 전지 부문 실적의 성장 기대감이 커진 덕분이다. 한승재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하반기 이후에는 유럽 전기차 보조금 확대로 판매량 급성장이 가속화될 것"이라며 "수율 문제는 개선되고 있어 하반기 이후 본격적인 판매 물량 확대, 규모 경제 효과에 따른 중대형 전지 수익성 향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연구원은 "원통형 전지 생산능력이 확장(2019년 14GWh(기가와트)→2020년 25GWh)되며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테슬라향 원통형 전지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며 "테슬라 판매 지역 확대와 판매량 실적에 따라 소형 전지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다시 한번 웃돌 여지도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LG화학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실적 전망치)는 전년 동기보다 29.46% 늘어난 3463억원이다. 올해 연간 영업익 컨센서스는 지난해보다 139.1% 증가한 1조4615억원으로 전망했다.


LG화학 여수 NCC 공장 전경/사진제공=LG화학LG화학 여수 NCC 공장 전경/사진제공=LG화학
배터리 산업이 과거 차화정의 위상을 넘어설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흥국증권에 따르면 최근 주가가 급등한 LG화학의 20일 이격도(이동평균선과 현 주가간 괴리)는 118.2인데, 이정도 수준은 차화정 시절의 끝 시점이던 2011년 이후 9년 만이다.

변준호 흥국증권 연구원은 "2001년 상장 이후 LG화학이 현 수준의 20일 이격도 기준 현재보다 높았던 사례는 4번인데, 이 가운데 차화정 끝물 시점을 제외하고 3번의 사례에서 이격 해소 후 크게 재상승했다며 "주가가 수년간 폭등하고 PBR(주가순자산비율)이 4배를 넘었던 차화정 끝물 시점은 현재와 다른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전우제 흥국증권 연구원은 "차화정 사이클과 배터리 사이클은 경제 위기 이후 각국 부양정책을 받으며 V자 반등이 나타나는 것은 유사하다"면서도 "기본적으로 화학 사이클은 3년 안에 종료되고, 배터리 산업은 오는 2025~2050년까지 짜여진 국제 로드맵에 따라 진행되는 긴 사이클"이라고 설명했다.

흥국증권 리서치센터는 LG화학을 배터리 공급량 세계 1위 업체 중국의 CATL의 밸류에이션(가치평가)과 비교해볼 때 95만원까지 주가 상승 여지가 있다고 전망했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이달부터 프랑스 및 독일은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을 대당 최소 1000유로 이상으로 확대했고, 지난달 낮은 보조금에도 독일과 프랑스 전기차 판매는 각각 전년 동기 대비 56%, 77% 증가했다"며 "보조금이 적용되는 이달부터 판매량 성장세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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