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도 잘나간 기업' 韓 3개 中 24개…뭐가 달랐나

머니투데이 진경진 기자 2020.06.27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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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COVID-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서도 성장한 세계 100대 기업에는 중국의 24개 업체가 순위에 들었다. 한국과 일본은 각각 3개씩 이름을 올렸다. 국내총생산(GDP) 규모로 따졌을 때 단순 비교할 수 없지만 IT(정보기술)·제조업 등에서 한국 기업 경쟁력이 밀렸다는 지적도 나온다.



알리바바의 공동창업자 마윈 회장이 텐센트 마화텅 회장을 바라보고 있다./사진=AFP알리바바의 공동창업자 마윈 회장이 텐센트 마화텅 회장을 바라보고 있다./사진=AFP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가 선정한 '코로나19 팬데믹에서도 성장한 세계 100대 기업'은 시가총액 증액분을 바탕으로 이뤄졌다. 대부분 아마존(1위)을 비롯한 미국의 IT(정보기술) 업체가 상위를 차지했다.

아시아에서는 한국과 중국, 일본 기업들이 이름을 올렸는데, 중국이 24개사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47개 기업이 이름을 올린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숫자다.



반면 한국과 일본은 각각 3개 기업이 이름을 올리는 데 그쳤다. 다만 GDP 규모로 봤을 때 세계 10위인 한국이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한 순위에서 세계 3위 일본과 같았다는 점에서는 주목할 만하다.

한국은 제약·바이오업체인 삼성바이오로직스(31위)와 셀트리온(71위), 전기차 배터리 업체 LG화학(88위)이 순위권에 들었고, 일본도 제약사와 제조업체가 순위를 따냈다. 한국의 제약·바이오업체가 코로나19 치료제에 대한 기대감으로 시총이 커졌다면, 일본은 현재 주력 치료제의 매출 증가가 배경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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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미국에 이어 가장 많은 기업 배출
아시아 기업 중 가장 높은 순위인 5위에 이름을 올린 기업은 중국의 정보기술(IT) 공룡 텐센트다. 텐센트는 올 들어 이달 중순까지 시가총액이 930억달러(111조원) 늘었다. 이 증가분은 코스피 시총 2·3위인 SK하이닉스와 삼성바이오로직스 두 개 시총을 합친 것과도 비슷하다.


코로나19 여파로 자택에 머물던 이들이 가상세계로 눈을 돌리면서 텐센트 전망도 밝아졌다. 실제로 올 1분기 온라인 게임 매출은 전분기 대비 31%나 증가했다. 지난 1월에는 에이지 오브 코난과 코난 엑자일 등을 개발한 노르웨이 개발사 '펀컴' 지분 100%를 인수하면서, 핀테크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다는 점이 투자자들로부터 낙관적인 평가를 받았다고 FT는 분석했다.

핀두오두오는 중국 내에서 빠른 속도로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는 전자결제업체다. 중국의 아마존 알리바바의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르기도 했다. 올 들어 시가총액은 552억달러(66조원)증가하며 글로벌 기업 중 11위를 차지했다. 올해 코로나19로 수억명의 중국인들이 스마트폰으로 필요한 것을 구입하면서 1분기 수익은 44%나 증가했다.

이 외에 이커머스 업체인 메이투안 딘핑(시총 증가분 64조원·13위)과 징둥닷컴(54조원·16위), 알리바바그룹(40조원·22위) 등도 높은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100위 내 24개 업체의 업종은 식음료·헬스케어·의료장비·배터리·제약·물류기업·면세점·교육업 등으로 다양하다. 술 마오타이로 유명한 구이저우마오타이도 20위를 기록했다.

100대 기업 중 상위 기업들. FT(파이낸셜타임스) 화면 캡처100대 기업 중 상위 기업들. FT(파이낸셜타임스) 화면 캡처
日, 제약·제조업이 순위권에 들어
일본 기업 중에서는 스위스에 본사를 둔 로슈그룹의 일원 '추가이 제약'이 21위에 이름을 올렸다. 코로나19 중증 환자에 대한 치료제 개발에 대한 기대감으로 올 들어 시총은 339억달러(41조원)가 늘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유행이 주가 급등의 유일한 촉매제는 아니었다. A형 혈우병 치료제 ‘헴리브라'의 올 1분기 매출이 전 분기 대비 146%나 증가했고, 그룹 전체 1분기 수익 중 헴리브라 판매가 57%를 차지했다.

FT는 "이는 추가이를 일본의 가장 가치 있는 제약회사가 되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공장자동화용 센서와 머신 비전시스템 제조회인 키엔스는 올 상반기 시총이 146억달러(17조원) 늘며 48위에 올랐다. 이달 초 키엔스 주가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자동화 분야에서는 토요타에 이어 일본 내 두 번째로 가치 있는 기업이 됐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로봇공학 및 자동화를 중심으로 한 높은 수익률에 끌렸다는 분석이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공장 가동 등 문제가 불거지면서 자동화는 더욱 중요시 되고 있는 부분이라고 FT는 평가했다.

항암 치료제에 강점이 있는 다이치 산쿄는 시총을 111억달러(13조원) 늘리며 68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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