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세일' 호재인 줄 알았는데…꿈쩍 않는 유통株, 왜?

머니투데이 김태현 기자 2020.06.26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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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포인트]

26일 오전 서울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에 대한민국 동행세일 제품이 놓여있다. '대한민국 동행세일'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사회적·생활 속 거리두기, 외출 자제 등이 지속되는 경제 위기 상황에서 내수경기를 활성화하기 위해 모든 경제 주체가 참여하는 대규모 세일 행사다. 이번 행사는 다음달 12일까지 17일 동안 열린다. /사진=뉴스126일 오전 서울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에 대한민국 동행세일 제품이 놓여있다. '대한민국 동행세일'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사회적·생활 속 거리두기, 외출 자제 등이 지속되는 경제 위기 상황에서 내수경기를 활성화하기 위해 모든 경제 주체가 참여하는 대규모 세일 행사다. 이번 행사는 다음달 12일까지 17일 동안 열린다. /사진=뉴스1


26일부터 내달 12일까지 정부 주도로 '대한민국 동행세일' 행사가 진행된다. 이번 행사는 코로나19(COVID-19)로 인한 소비위축을 타개하기 위해 기획됐다. 이번 행사에 맞춰 백화점·대형마트·편의점·e커머스 등 유통 전 채널이 세일에 나선다.

정부 주도의 전국구 세일 행사라는 호재에도 유통 종목들의 주가는 요지부동이다. 과거 '코리아세일페스타'(이하 코세페) 등 정부 주도 세일행사가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한데다 이번 행사의 초점이 대부분 비상장사인 e커머스에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26일 오전 11시 42분 유통 관련 종목은 보합세다. 롯데쇼핑 (68,600원 ▲400 +0.59%)은 전일대비 400원(0.52%) 오른 7만7900원, 같은 기간 신세계 (162,900원 ▼1,100 -0.67%)는 1500원(0.73%) 뛴 20만7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반면 이마트 (63,100원 ▲100 +0.16%)는 1000원(0.93%) 떨어진 10만6500원, 현대백화점 (50,800원 0.00%)은 400원(0.71%) 하락한 5만5900원을 기록 중이다. 매출의 90%가 면세사업인 호텔신라 (57,600원 ▲600 +1.05%)도 0.15% 하락 중이다.



이들 유통 관련 종목은 지난달 경제 재개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크게 회복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가 재확산을 시작하면서 주가는 연중 저점을 향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이달 들어 상승 마감한 날이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이런 상황에서 대한민국 동행세일이 유통 업체들의 주가 반등 모멘텀으로 작용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우선 정부 주도 세일행사의 실효성이 낮다는 점이 문제다.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를 표방하고 정부 주도로 만든 코세페는 소비자들에게 철저히 외면 받았다. 실제 혜택이 크지 않은데다 할인률도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처럼 높지 않았다. 결국 2017년 10조원이었던 코세페 기간 주요 업체 매출은 2018년 4조원 규모로 급감했다. 이후 지난해 민간 주도로 전환했지만, 상황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국내에서 미국과 같은 50~60% 세일을 기대하긴 쉽지 않다. 국내 유통 시장은 판매 금액의 일부 수수료를 챙기는 특약 매입 중심이다. 직접 물건을 구매해 재고를 쌓아두고 판매하는 미국과는 다르다. 결국 최종 판매가격의 결정권은 제조사에 있기 때문에 정부가 대대적으로 선전하는 것처럼 할인률을 크게 높이기 어려운 환경이다.

코로나19를 의식한 비대면 중심의 행사도 전통적인 상장 유통기업들에게는 실망스러운 부분이다. 정부는 이번 행사를 발표하며 "오프라인 중심의 코리아세일페스타와 달리 대한민국 동행세일은 다양한 비대면 방식을 동원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동행세일이 기존 백화점 여름 세일과 맞물려 있어 사실상 무늬만 정부 주도 행사"라며 "위축된 소비가 이로 인해 살아날까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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