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과감한 투자…'단기적 이익보다 미래 준비'유한양행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은 핵심역량은 R&D(연구·개발)다. 지난해 R&D 투자금액은 1400억원 넘는다. 2016년 864억원에서 60% 가까이 늘렸다. 올해 규모는 더 커졌다. 예상 R&D 투자액은 2000억원이다.
우선 경영진은 연구소에 힘을 실어줬다. 연구소와 직접 소통라인을 설치하고 외부 유망기술이나 과제발굴에 대한 의견을 내면 전폭 지원했다.
연구원들도 실험실에만 앉아있지 않았다. 외부로 나가 최신동향을 살피고 유망 후보물질과 기술을 발로 뛰며 찾기 시작했다. 후보군이 차례차례 보고되자 유한양행이 잘할 수 있는 분야와 맞는 대상을 골라 집중적으로 가치를 끌어올렸다.
2015년 9개였던 혁신신약 파이프라인(후보물질)이 현재 27개까지 늘어난 배경이다. 이중 절반 이상이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한 외부 공동연구과제다. 지금까지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유한양행이 투자한 회사는 30여곳에 달하고 여기에 투자한 금액은 3500억원이 넘는다.
연구중인 유한양행 중앙연구소 연구원./사진제공=유한양행
2015년 오스코텍 자회사 제노스코로부터 도입한 폐암치료제 ‘레이저티닙’은 전임상 직전 단계의 약물을 개발해 가치를 극대화한 대표사례다. 2018년 얀센바이오테크에 12억5500만달러(약 1조4000억원) 규모로 기술수출했다. 지난해 12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3상을 승인받아 세브란스병원, 삼성서울병원 등 27개 기관과 시험을 준비 중이다. 다국적 임상개발도 올해부터 돌입했다. 얀센이 수행하는 임상도 순조롭게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알코올성지방간염 치료제 ‘YH25724’는 특별한 경우다. 유한양행이 자체개발한 물질이지만 제넥신의 지속형 단백질 기술과 결합해 개발했다. 이 치료제는 지난해 7월 독일 베링거인겔하임에 8억7000만달러(약 1조52억원) 규모로 기술수출 계약을 했다. 외부기술이라도 우수하다고 판단되면 협업을 통해 성공할 수 있다는 선례를 남긴 것이다.
앞선 지난해 1월에도 같은 치료제 후보물질을 미국 길리어드사이언스와 7억8500만달러(약 8800억원)에 계약하는 등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은 유한양행의 핵심 엔진으로 자리잡았다. 최근 2년간 유한양행이 맺은 기술수출 계약규모는 31억달러가 넘는다.
유한양행은 글로벌 플랫폼을 확장하기 위해 해외법인 설립에도 적극적이다. 2018년 미국 샌디에이고와 보스턴에 법인을 설립했고 지난해 호주에도 현지법인을 세웠다. 올해는 유럽에 깃발을 꼽을 예정이다.
이 사장은 “단기적인 이익과 성장에만 몰두하지 않고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부분에 역점을 두고 있다”며 “신약개발은 오랜 시간과 많은 투자가 선행돼야 하지만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우리의 소명”이라고 강조했다.
회의중인 유한양행 중앙연구소 연구원,/사진제공=유한양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