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패 감춘 노사…법정시한 또 어긴다

머니투데이 세종=박경담 기자 2020.06.26 07:11
글자크기
(세종=뉴스1) 장수영 기자 = 25일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 내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장에서 제2차 전원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이날 회의에는 민주노총 소속 근로자위원들이 복귀했다. 2020.6.25/뉴스1(세종=뉴스1) 장수영 기자 = 25일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 내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장에서 제2차 전원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이날 회의에는 민주노총 소속 근로자위원들이 복귀했다. 2020.6.25/뉴스1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가 24일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위해 2차 회의를 열었으나 노사 모두 자신의 패는 드러내지 않았다. 노사가 최저임금에 대한 인식 차이를 숫자로 확인할 경우 이달 말 타결을 추진 중인 코로나19(COVID-19) 사회적 대타협도 영향받을 수 있어 서로 자극하지 않는 양상이다. 오는 29일로 정해진 최저임금 논의 법정 마감 시한을 어기는 늦장 심의는 올해도 재연될 전망이다.

최임위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2020년도 2차 회의를 개최했다. 지난 18일 열린 1차 회의에 불참했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측 근로자위원 4명이 참여하면서 완전체 회의를 처음 가졌다. 최임위 위원은 근로자위원, 사용자위원, 공익위원이 각각 9명씩 27명으로 구성됐다.



이날 회의에서 근로자위원, 사용자위원 모두 내년도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을 내놓지 않았다. 최저임금 심의가 최초 요구안을 두고 본격 시작하는 점을 고려하면 노사는 아직 눈치싸움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노동계가 앞서 포문을 먼저 열긴 했다. 민주노총은 지난 19일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8590원) 대비 25.4% 오른 1만770원으로 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다른 근로자위원인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은 내년도 최저임금이 1만원 이하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양측은 의견 조율 중으로 단일한 근로자위원 최저임금 요구안을 합의하진 못했다.



최저임금 패 감춘 노사…법정시한 또 어긴다
코로나19 노사정 대화도 노사가 패를 손에 쥐고 요인으로 풀이된다. 노사 간극이 가장 큰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이 자칫 노사정 대화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의 경우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으로 근로자위원은 19.8% 인상, 사용자위원은 4.2% 인하를 제시했었다.

최저임금 논의가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오는 29일인 법정 시한도 지키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 최저임금 논의는 고시 시한인 8월 5일을 앞두고 다음 달 중순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이날 회의에서 사용자위원과 근로자위원은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사용자위원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 기업 경영이 악화되고 일자리에도 심각한 영향을 줄 것"이라며 "최저임금이 여러 경영 상황을 고려해 고용주, 일자리를 지키려는 사람의 눈높이에서 결정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반면 근로자위원인 윤택근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최저임금 노동자는 제대로 된 생활을 포기해햐야만 겨우 생계를 유지할 수 있다"며 ""코로나19로 직접 타격받는 최저임금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맞섰다. 윤 위원장은 또 지난해 최저임금 결정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면서 공익위원 9명의 사퇴도 요구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