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청사에서 일본 수출규제강화 조치와 관련한 브리핑을 열고 '일본의 불화수소 북한 반출 의혹' 제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날 성윤모 장관은 "일본에서 수입된 불화수소가 북한을 포함한 UN 결의 제재 대상국으로 유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이날 성윤모 장관은 "일본에서 수입된 불화수소가 북한을 포함한 UN 결의 제재 대상국으로 유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급소 맞았지만, 침착한 대응...1년간 국산화·다변화 성과
(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일본 경제산업성이 7일 한국을 수출관리상 일반포괄허가 대상인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법령 개정안을 공포하며 시행세칙인 '포괄허가취급요령'을 공개했다. 이 '요령'은 1,100여 개의 전략물자 품목 중에 어떤 품목을 개별허가 대상으로 변경할 지 결정하므로 발표내용에 따라 국내기업의 추가 피해가 예상되는 상황 이었으나, 이날 일본정부가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기존에 개별허가 대상이 된 고순도 불화수소와 포토레지스트 등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3개 품목외에 추가 품목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딜라이트룸에 전시된 반도체 웨이퍼의 모습. 2019.8.7/뉴스1
아울러 국내 기업이 핵심 소재·부품·장비를 외풍에 흔들리지 않고 제때 공급받을 수 있도록 7년 동안 7조8000억원+α 규모의 재정을 투입키로 했다. 기업의 원활한 물량 확보를 돕기 위해 세제, 금융, 통관, 인허가 단축 등을 총력 지원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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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한 대책은 착실하게 추진했다. 1년이 지난 현재 액화 불화수소, 포토레지스트, 불화 폴리이미드 등 3대 수출규제 품목은 실질적 공급 안정화를 달성했다. 액화 불화수소는 국내 화학 소재 전문업체인 솔브레인이 기존보다 2배 이상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신·증설했고 미국과 중국 등에서 생산한 제품을 테스트해 일부는 실제 생산에 투입하기도 했다.
포토 레지스트는 유럽산 제품으로 수입 다변화에 성공했다. 특히 글로벌 기업인 듀폰이 충남 천안에 포토레지스트 개발·생산과 반도체 웨이퍼(기판) 연마재인 CMP 패드 생산을 위한 시설을 구축키로 했다. 불화 폴리이미드는 코오롱인더스트리와 SKC (113,700원 ▲1,400 +1.25%)에서 자체기술을 확보한 상태다.
중요도가 높은 20대 품목 국산화도 차질없이 진행 중이다. 기술개발을 위한 41개 과제에 올해에만 1165억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지난해에는 추경예산 650억원을 지원했다. 국내 생산설비에 대한 총 7340억원 규모의 신·증설 투자가 이뤄졌다. 주요 80대 품목은 재고량을 2배 이상 확보해 안정성을 강화했다. 지난해 7월 1.3개월 불과했던 재고량은 올해 1분기 기준 2.6개월까지 늘었다.
조기 성과 달성을 위해 올해 새로 편성한 소부장 특별회계 2조725억원 중 1조2850억원(62%)을 5월말까지 조기집행 완료했다. 이달말까지 70%(8900억원) 이상 집행하겠다는 목표다.
"日 규제사유도 사라져"…WTO 제소, 소부장 경쟁력 강화 투트랙 대응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나승식 산업통상자원부 무역투자실장이 2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그동안 잠정 정지했던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대한 세계무역기구(WTO) 분쟁해결 절차를 재개한다고 밝히고 있다. 2020.06.02. [email protected]
이에 정부는 지난해 11월 일본과 국장급 정책대화 재개에 합의했다. 올 4월엔 산업부 내 무역안보 전담조직은 국단위 '무역안보정책관'으로 확대 개편했다. 재래식무기 캐치올 통제에 대한 법적 근거를 명확히 하는 대외무역법 개정안은 이달 19일 시행했다. 결국 일본이 내세웠던 3가지 규제 사유가 사라졌다.
이같은 노력에도 일본의 태도 변화는 없었다. 이에 이달 2일 정부는 지난해 11월 잠정 중단했던 WTO 분쟁해결절차 재개를 선언하고 같은 달 18일 WTO 패널설치 요청서를 발송했다. 패널설치 요청은 제소국이 WTO에 재판부 구성을 요구하는 것으로 재판 절차를 시작하기 위한 사실상 첫 단계다. 통상 1심 결과는 1~2년, 상소심 최종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2년 넘게 걸린다.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0.6.24/뉴스1
아울러 2022년까지 R&D에만 5조원 이상을 투입해 소부장 기업의 자립을 적극 지원한다. 올해 하반기 소부장산업 특화단지를 5개 이상 지정·육성하고, 실증시험과 성능 테스트 지원, 산업생산 '패스트트랙 적용' 등을 추진한다.
산업부 관계자는 "민관이 합심해 일본 수출규제 대응에 나서 지금까지 단 한건의 생산차질도 없이 극복해 나가고 있다"면서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 등 산업 생태계의 장점을 살려 소·부·장 밸류체인의 핵심기업을 육성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