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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릭스 RNAi '플랫폼 비즈니스' 인정 받았다…"글로벌 제약사 러브콜"

머니투데이방송 이대호 기자 2020.06.25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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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NAi 플랫폼' 기술로 빠른 후보물질 도출...전신투약 가능해지며 가치↑
고객사가 먼저 찾아오는 플랫폼...RNA치료제 후보물질 최근 5,000억원대로 몸값↑





한국의 RNA 간섭 기술이 글로벌 플랫폼 비즈니스로 인정받았다. RNA타깃 물질을 맞춤형으로 공급하는 바이오 기업이 아시아 최초로 탄생한 것.

올릭스는 25일 공시를 통해 유럽 소재 바이오기업과 150만 달러 규모 'GalNAc siRNA 공급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계약 상대방은 고객사 요청으로 인해 실명 공시를 유보하기로 했다. 취재 결과, 해당 바이오 기업은 나스닥과 유로넥스트에 상장돼 있으며, 시가총액은 16조원 수준이다.

이번 계약은 고객사가 요청한 간 질환 RNA간섭 치료제 후보물질을 올릭스가 찾아주는 방식이다. 고객사는 간 질환과 관련된 총 4가지 타깃을 지목했다.

올릭스는 지원 받은 연구비로 '갈낙 플랫폼 기술'을 활용해 고객사의 타겟에 대한 RNA 간섭 치료제 후보 물질을 도출할 계획이다. 고객사는 도출된 물질이 만족스러울 경우 추가적인 라이선스 계약을 맺게 될 전망이다.

실제 최근 사일런스사가 일본계 글로벌 제약사인 다케다와 유사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최근 기술이전이 이뤄진 RNA 치료제를 보면 라이선스 아웃 규모가 물질 하나에 5,000억원을 상회한다."며, "그만큼 RNA 치료제가 3세대 플랫폼 기술로서 높은 가치를 갖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RNA간섭 기술은 '플랫폼 기술'로 평가 받는다. 신약 후보물질을 찾을 때 물리화학적 특성을 공유한 채, 염기서열 배열만 달리하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후보물질 도출 기간이 매우 짧다는 것이 강점이다.

기존 기술로는 3~5년 걸리던 후보물질 도출 시간을 RNA간섭 기술로는 3~4개월로 대폭 단축할 수 있다. 그만큼 라이선스 아웃까지 걸리는 시간도 단축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번 계약이 가능했던 배경에는 올릭스가 최근 확보한 'GalNAc 접합기술'이 있다.

올릭스는 지난 3월 미국 AM케미컬(AMC)로부터 핵산 치료제를 간 조직으로 전달할 수 있는 'N-아세틸갈락토사민(GalNAc, 갈낙)-접합기술'의 특허권과 노하우에 대한 전세계 권리를 독점 도입한 바 있다.

갈낙(GalNAc)은 핵산치료제를 간에 전달해주는 유도체다. 미사일을 유도 미사일로 업그레이드 하는 효과와 같다. 갈낙은 간 세포 표면 ASGPR 수용체와 결합하는 성질을 갖기 때문에 RNA 치료제 염기 말단에 갈낙을 연결하면 간을 타깃으로 한 치료제가 되는 것이다.

이전까지 국소투여치료제 개발에 머물던 올릭스는 갈낙 기술 확보를 통해 전신투여가 가능한 신약 개발사로 거듭났다. 최근 기업가치가 높아지고 있는 배경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 4일 구완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릭스의 갈낙 기술 확보를 두고 "앨나이람(Alnylam), 디서나(Dicerna) 등 대표적인 GalNAc 플랫폼을 활용한 siRNA 신약개발 업체들과 나란히 경쟁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갈낙 기술 확보 이후 올릭스를 향한 다국적 제약사들의 러브콜이 많아졌다는 점이다.

올릭스 관계자는 "이번에 계약한 상대방의 경우 네트워크가 전혀 없었음에도 우리를 수소문해서 먼저 찾아온 케이스"라며, "이미 RNA 파이프라인을 확보한 또 다른 빅파마를 포함해 복수의 제약사들과 유사한 방식의 협업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지난 2월 키움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다국적 제약사 가운데 GalNAc-siRNA 개발사를 확보하지 못한 빅파마는 길리어드(Gilead), 화이자(Pfizer), 머크(Merck), 애브비(AbbVie), BMS 등이다.

RNA 간섭 기술이 플랫폼 비즈니스로서 장점이 부각될수록 빅파마로부터 직접 투자를 받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RNA 치료제 기술이전 금액이 수천억원을 호가하지만, 올릭스 시가총액은 3,000억원대 초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지난 2월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릭스를 두고 "플랫폼 진화 대비 저평가돼 있다"며, "갈낙 기술 확보시 플랫폼 가치가 상승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실제 그로부터 1개월 후 올릭스는 갈낙 기술을 공식적으로 확보했고, 시가총액은 지난 2월 1,900억원대에서 최근 3,200억원대로 올라왔다.

올릭스 역시 기술제휴부터 기술이전, 지분 투자 등 장기적으로 모든 경우의 수를 열어두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동기 올릭스 대표이사는 "코로나19로 인해 K-바이오 위상이 높아진 것을 체감하고 있다"며, "아시아를 대표하는 RNA 치료제 개발 기업으로서 보다 가치 있는 결과물을 세계에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대호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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